정부 부동산 대출규제-청약과열 못 막고 양극화만 심화

정부가 부동산 청약 과열을 막기 위해 중도금 대출 규제를 시행한 지 두 달이 다 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인기 단지로 청약 열기가 몰리면서 이 투기적 대출 수요를 막기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경기도 안산의 한 아파트 홍보관, 다음 달 모델하우스 개관에 앞서 사전 설명회를 열고 있는데, 방문객이 매일 수백 명에 달한다. 수원에서 온 한 주민은 “전세가 마땅히 없고, 또 전세 금액이 이미 많이 올라 있어서 조금만 보태면 금리도 낮으니까 부담 없는 금리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어서 지금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택지 중심인 용인, 평택 등 일부에서 미분양이 늘고 있지만, 재건축 위주인 서울과 그간 분양 물량이 적었던 지역에서의 청약 열기는 여전하다. 시장 분위기가 식기 전에 물량을 털어내자는 건설회사들의 전략도 청약 열기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중도금 대출 규제가 시행된 지난달 전국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13.89대1로, 과열 양상을 빚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평년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 전문가는 “보증 규제를 적용받는 단지나 수요자가 제한적이었고 유망 분양물량이 계속해서 쏟아지면서 청약 관심이 줄어드는 데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할수록 시중 여유자금이 인기 단지로 쏠리는 양극화 현상만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근본적으로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한 인기 지역 분양 열기가 부른 대출 수요를 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