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휴일 못쉬는 직장인들-우울증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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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8-17 15:29 조회1,789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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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 금융 대기업에 근무하는 박모(33)씨는 본사 인재개발 부서에서 일했던 1년간이 회사생활 중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원인은 잦은 주말근무였다. 신입사원 교육이 있는 2∼3달은 하루도 빠짐없이 연수원으로 출근했다. 박씨는 “감정과 체력 소모는 엄청난데 충전할 시간이 없어 무척 괴로웠던 시기”라며 “스트레스가 심해 난임(難妊)까지 경험했다”고 했다. 잦은 주말근무 등 열악한 근무환경 탓에 우울증상을 호소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근무시간을 단축한 주5일 근무제가 국내에 도입된 건 2004년 7월.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완벽한 주5일 근무를 누리는 직장인을 찾기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으로 이직이나 전직이 쉽지 않자, 열악한 근무환경을 묵묵히 참고 견디는 직장인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노총은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지난 14일에 쉬지 못하는 근로자가 3명 중 1명꼴이란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인천의 작은 인터넷 광고회사를 다니는 정석균(36ㆍ가명)씨도 지난 14일 쉬지 못했다. 토요일인 15일도 정시에 출근해야 했다. 정씨는 대학을 중퇴하고 3∼4곳의 중소업체를 옮겨다녔다. 모두 한달에 3일 이상 주말근무를 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우울증 약을 6개월간 복용한 적이 있다는 그는 “이번에 사흘 연휴 중 이틀은 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회사 사정이 어려워 그마저도 안 됐다”며 “주말에 출근하면 일주일 내내 일을 하는 기분이라 피로감이 훨씬 크다”고 했다.
이혜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가 국제시간생물학회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직장인의 주말근무와 우울증상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주말근무가 없는 사람에 비해 주말근무를 1∼4일 하는 근로자는 1.4배, 주말근무를 5일 이상 하는 근로자는 1.6배 우울증상이 있을 위험이 높았다. 여성의 경우엔 각각 1.3배, 1.4배 높았다. 이처럼 주말근무가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까닭은 높은 근무강도와 부족한 휴식시간 탓이다.
주말근무는 일과 삶의 균형을 방해하기도 한다. 가족과 친구 등 여가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사람들과 사이클이 맞지 않아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사실이 우울증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조사대상 근로자 2만9000여명 가운데 한달간 주말근무를 하지 않은 경우는 40%, 주말근무를 한 경우는 60% 정도였다.(1∼4일은 46%, 5일 이상은 13.3%). 여성보다 남성의 주말근무 비율이 높았고, 월소득이 250만원 이상인 경우가 그 이하인 경우보다 주말근무 비율이 낮았다.
최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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