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숨쉬는 그릇 ‘보성 덤벙이’의 자연미학(自然美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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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장 작성일15-08-13 16:31 조회2,245회 댓글0건본문
생명이 숨쉬는 그릇 ‘보성 덤벙이’의 자연미학(自然美學)<1>
일본과 중국이 우러러보는 ‘초벌덤벙분장 도자제작기법’ 작가 ‘송기진’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역사적으로 한반도에서 제작되어 왔던 도자기들은 여러 종류가 있다. 특히, 청자, 분청사기, 백자, 흑유자기 등은 대부분 중국에서 유입된 도자제작기술이었다. 하지만 전남 보성을 중심으로, 고흥, 장흥 등지에서 주로 제작된 ‘초벌덤벙분장 도자제작기법’의 자기들은 우리 선조들이 독창적으로 창안한 도자제작기법의 자기들로 세계 전통도자 종주국인 중국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고 일본에까지 전해졌던 한민족만의 독창적 도자양식의 자기들이다. 스포츠닷컴(주), 추적사건25시 문화부는 현재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유일하게 최고의 ‘초벌덤벙분장 도자제작기법’ 전수자며 제작기술을 보유한 한 도자예술장인(匠人)을 찾았다.
그가 바로 ‘송기진 작가’다. 송작가는 녹차의 고장 보성에서“보성덤벙이”를 16년째 제작 재현하고 있는데 무형문화재 도천 천한봉 선생,무형문화재 故고현 조기정 선생에게서 사사하였다. 송기진 작가는 일본국보와 문화재가 된 조선사발들의 재현을 목표로 대학원에서 관련학위논문을 발표한 후, 30대에는 주로 일본에서 보성덤벙이 재현작품을 발표했고, 40대에 들어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보성덤벙이의 가치와 기능에 대해 널리 알려오고 있는 이땅의 소중한 전승도예가다.
2011년에 그는 중국 북방과 남방의 화장토 도자와 한반도 분청사기 도요지를 근거로 우리 분청사기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조선 분청사기의 원류를 찾아서”라는 테마를 연구, 옛도자기 재현기술과 엄밀하고 고증된 학술관련연구역량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성덤벙이 제작기법 자체가 기존의 도자상식을 뛰어넘다보니, 가마에서 세 번을 구워내는 수고로움을 통해서만 완성할 수 있으며, 우리 민족만의 독창적 도자문화라서 그 어느 도자문화보다 더 정감어린 기운과 깊이를 가진 예술품이라 할 수 있다. 송기진 작가를 귀하고 어렵게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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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성덤벙이의 개요에 대해 알고자 합니다.
**지금까지는 초벌덤벙분장그릇을 대표하는 보성덤벙이(日本名 寶城粉引, 讀音 호조고비끼)를 말할 때 분청사기의 한 종류인 덤벙분청사기로만 이해해왔지만, 실은 보성덤벙이는 조선조정의 명으로 민간에서 백자의 제작과 사용이 금지된 시기에 탄생된 도자예술자기로, “백자가 아닌 백자”를 제작하려한 조선 사그막의“도자연금술”의 결정체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초벌덤벙분장 도자제작기법’은 “분청사기를 백자처럼 만들어내는 도자제작기술”로서, 조선 초(1470~1500년) ‘백자기의 일반적 사용과 제작을 금했던(조선왕조실록 세조12년(1466년))’시기에 잠깐 동안 출현하여 약 삼십년 정도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가마에서 세 번을 구워 완성시키는 도자제작기법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백토니를 기물에 입혀 그릇을 더 희고 다양하게 표현하기 위한 여느 분청사기와는 달리, 처음부터 검붉은 태토를 이용해 백자를 만들기위한 목적을 가지도 시도 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발굴된 보성덤벙이 사금파리들을 보면 기형이 분청자보다는 백자의 양식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보성덤벙이의 제작기법 자체가 기존의 도자상식을 뛰어넘다보니, 가마에 세 번을 구워내는 수고로움을 통해서만 완성할 수 있었으며, 우리 민족의 독창적 도자문화라서 그 어느 도자문화보다도 더 정감어린 기운과 깊이를 가진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요의 창불을 보는 송기진 작가
*이 기법이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들었습니다.
**“초벌덤벙이” 사발들 몇 점이 임진왜란 전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일본 지배계급의 다회(茶會)에서 말차를 마시는 찻사발(茶碗)로 사용되면서 국제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현재는 일본의 국보급 명품인 대명물(大名物)로 2점(松平粉引, 三好粉引)이 지정되어 있으며, 이들 중 일본에서 “미호시고비끼(三好粉引)”라고 불리는 초벌덤벙이 사발을 ‘도요토미히데요시(豊臣秀吉)가 소장했었다’라는 기록을 [茶道美術全集]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보성덤벙이, 즉 초벌덤벙분장 자기로부터 얻었거나 터득하신 철학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보성덤벙이는 인생을 함께 걸어가는 도자기라고 할까요,,,보성덤벙이는 인위적인 기교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백자나 청자, 흑유자기 등과는 정반대의 감상법을 갖춘 자연주의 도자문화라 할 수 있습니다. 자연의 요체가 변화이듯, 보성덤벙이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덤벙이 그릇의 쓰임을 통한 변화의 과정 속에서, 이 그릇이 자연과 닮아 있음을 감상자 스스로 발견 할 수 있고, 나아가 인간의 생애와 덤벙이의 일생이 어떤 부분에서는 합치된다는 것을 깨닫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설명하자면, 일반 도자기들은 가마에서 나올 때 그 그릇이 가지고 있는 모습이 거의 결정 이 되어져 쓰임이 있더라도 그릇의 모습은 변화가 일어나기가 어렵습니다. 이에 비해 보성 덤벙이는 가마에서 나올 때를 사람에 비유하자면 막 태어난 아기와 같다고도 할 수 있습니 다. 부모가 얼마나 깊은 관심을 가지고 양육 하는가에 따라 자식의 미래가 영향을 받듯, 보성덤벙이도 마찬가지로 사용하는 사람에 의해 매일매일 변화해가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 니다. 쓰임을 통해 일년, 십년, 삼십년의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때서야 겨우 보성 덤벙이는 제대로 된 본연의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태백(太白) (보성덤벙이 초벌덤벙분장, 도자제작기법, 2015년作)
*한마디로 생명이 있는 그릇이군요,,,
**맞습니다. 그래서 도자 마니아들은 보성덤벙이를 “세월이 만드는 그릇”, “인생을 함께 걸 어가는 도자기”, “자연의 모습을 닮아있는 도자기”라고 표현을 합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일본 고미술계에서는 호조고비끼(寶城粉引)를 “德利の 王子, 술병의 최고봉”이라 말하고 있으며, 일본의 가장 오래된 차서(茶書)인 만보전서(萬寶全書)에서는 ‘是上手物也,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 경지의 도자’라 칭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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