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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차 트렁크 살해범 ’김일곤‘ 검거, 시민이 도와 흉기 빼앗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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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9-18 00:51 조회2,2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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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차 트렁크 살해범 김일곤검거, 시민이 도와 흉기 빼앗아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엽기 살해범 김일곤이 검거되었다. 국민들을 경악게 한 '트렁크 살인' 용의자 김일곤(48)은 범행 후 8일이 되도록 행방이 묘연했지만 경찰의 예상과 달리 멀리 도망가지는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 국민이 자신의 얼굴을 알게 된 것에 자포자기한 것인지 김씨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서울 성동구를 떠나지 않고 그곳의 한 동물병원에 나타나 개 안락사약을 빼앗으려 강도행각을 벌이다 결국 덜미를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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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씨가 이 병원에 처음 찾아온 것은 이날 오전 830분 즈음. 김씨는 문을 잡고 흔들면서 "문을 열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병원은 오전 9시부터 진료를 시작하는 터라 문을 걸어 잠근 채로 청소하던 간호사는 "지금은 진료하지 않으니 오전 9시 넘어서 다시 오라"며 김씨를 돌려보냈다. 김씨는 순순히 돌아갔다가 오전 915분께 다시 병원에 왔다. 그러고는 대뜸 병원장에게 "키우는 10짜리 푸들이 아프다""다른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도 차도가 없고 밥도 먹지 못해 안락사를 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10가 될만한 푸들 종인 자이언트 푸들이 흔치 않은데다 김씨는 개를 데리고 오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남루한 행색이 그런 개를 키울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원장은 "지금 안락사 약이 없을뿐더러 보지도 않은 개를 안락사시킬 수는 없다"며 김씨에게 개를 데리고 오라고 했다. 그러자 김씨가 "그럴 수는 없는데, 안락사 약을 (처방해) 받으면 제가 (안락사를) 할 수 있나요"라고 되물었다. 원장은 "약을 그냥 드리는 건 더더욱 안 된다"라며 인근 왕십리에 있는 큰 병원에 가보라고 권했다. 그제야 김씨는 포기한 듯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돌아간 줄 알았던 김씨가 오전 950분께 다시 병원에 나타났다. 역시 개는 데리고 오지 않았다. 


"왜 큰 병원에 가지 않고 다시 왔느냐"는 원장의 말에 김씨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집사람이 개를 데리고 올 건데 여기서 기다리겠다"며 손님용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김씨는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사람을 빤히 쳐다보는 버릇이 있는 듯했다. 간호사는 계속해서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병원 안을 서성대는 김씨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김씨가 본색을 드러냈다. 갑자기 흉기를 꺼내 들고 진료실 안으로 들어오더니 원장과 간호사를 향해 "다 모여서 나란히 서. 약 내놓으라니까"라고 외친 것이다. 


원장이 "진정하라"며 김씨를 달래다 뒷걸음질치며 간호사와 함께 미용실로 연결된 문으로 재빨리 도망가서는 문을 걸어 잠갔다. 미용실 안에서 작업 중이던 미용사도 원장과 간호사와 합세해 미용실 문을 꼭 붙들고는 바깥에서 문을 열려는 김씨와 힘 싸움을 벌였다. 미용사가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하자 "전화하고 있잖아!"라는 김씨의 짜증 섞인 고함이 들렸다. 그러고는 조용해졌다. 34분 뒤 경찰이 병원에 도착했고, 미용실에 숨어 있던 이들은 겨우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병원에 출동한 경찰이 김씨 수배 전단을 보여주자 원장과 간호사들은 비로소 김씨가 왔었다는 사실을 알게 돼 가슴을 다시 한번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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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트렁크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을 살해한 용의자 김일곤씨가 범행 8일만인 17일 서울 성동구 성동세무서 인근에서 흉기를 들고 저항하다 경찰에 검거되고 있다. 빨간동그라미는 김일곤이 들고있던 흉기(칼) 


즉시 지구대 순찰차가 김씨를 찾아 나섰고, 순찰차 한 대가 도망가던 김씨를 발견했다. 성수지구대 김성규 경위 등 경찰관 2명이 김씨에게 접근해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김씨는 다시 흉기를 꺼내 들었다. '김일곤이구나!' 김 경위 등이 필사적으로 김씨와 엉겨붙어 넘어졌고, 마침 지나가던 행인이 경찰을 도와 김씨의 칼을 빼앗아 버렸다. 결국 김씨는 이날 오전 115분께 검거됐다.

동물병원 원장은 "경찰이 수배전단을 보여주고 나서야 남자가 김씨인 줄 알았다""처음부터 험상궂게 굴진 않았지만 개업 이래 안락사 약을 달라고 한 사람은 처음이라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성동경찰서는 기존의 수사전담팀을 노재호 성동경찰서장을 수사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로 격상시키는 등 김씨 검거에 총력을 기울였다.  사안의 중대성을 느낀 강신명 경찰청장은 검거 주공자에 대해 경감이하까지 특진 공약을 했었다.  한편 김씨는 수사본부가 차려진 성동경찰서로 들어서며 "나는 잘못한 게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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