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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범 한상균 때문에 조계사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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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11-21 08:57 조회2,0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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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범 한상균 때문에 조계사 시끌시끌

서울 종로구 조계사는 생전예수재 의식 마지막 날에 죽어 극락에 갈 것을 염원하는 신도들의 염불 소리로 가득했다. 기도 회향식의 성스러운 풍경을 배경으로 외국인 관광객,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은 활짝 웃으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수배 중인 민주노총 수장이 닷새째 몸을 숨긴 곳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종교적인 풍경이었다. 하지만 회향식이 거행 중인 공터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도심포교100주년 기념관 주변은 종일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지난 16일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갑작스레 조계사로 피신한 이래 이곳엔 경찰과 취재진 수십명이 진을 치고 있다. 예배당인 관음전과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을 위한 숙소로 활용되던 건물은 일촉 즉발이다. 작은 창문이라도 하나 열린다 치면 곳곳에서 플래시가 터지고, 이따금씩 민주노총 및 자유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건물 주위로 모습을 드러내 고성을 주고받기도 한다. 전날까지만 해도 출입문을 활짝 열어뒀지만 한상균의 경내 체류에 대한 갑론을박이 거세고, 괜한 난동을 부리는 행인들도 많아지면서 이날 오후부터 문을 걸어잠궜다. 한 위원장이 피신한 건물 앞에는 신도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벤치와 탁자를 둔 공간이 있다. 이곳에서 만난 신도들은 한 위원장을 놓고 서로 등을 돌렸다.

신도 석모(73·)씨는 "한상균은 간첩, 빨갱이가 아니냐""신성한 절에서 나가야 한다. 조계사 스님들도 이러는 게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석씨는 "번번이 범죄자들을 숨겨주는데 민주노총과 화쟁위원회가 내통하는 것이 아니면 이런 결정을 할 수가 없다""내일 생전예수재 행사 전에 한상균이 제발로 나가줬으면 한다"고 했다. 전날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는 "찾아온 손님에 대해 불편을 감수하기로 했다"며 한 위원장의 신변보호 요청과 시국현안 중재 요청을 수용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스님(54·)"지금 당장은 불편하지만 (한 위원장 체포를 위해) 경찰을 투입하는 것은 민주적인 방법이 아니다"면서도 "그래도 한 위원장이 계속 시간을 끌면서 조계사에 있는다면 불교계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최후의 수단으로 경찰을 투입해도 된다"고 앞서나갔다. 이 스님은 "사실 민주노총도 너무 시위를 과격하게 한다"면서 "소수, 약자를 위해 목소리 내는 것은 좋은데 죽기살기로 그렇게 하면 되겠나. 정의를 이야기하는 건 좋은데 방법이 잘못됐다"고 했다.



한상균-시위 때는 극렬폭도들의 수장, 피신 때는 양탈쓰고 가부좌 

조계사에 닷새째 은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절 밖에서 법복을 넘겨받고 장기 농성전에 들어갔다. 경찰의 포위망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은 내부 논쟁과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상균은 현재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신변보호를 수용함에 따라 조계사 관음전 4층에 머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어제 민주노총 사무총장를 통해 자주색 법복 두 벌을 전달받았다. 이 법복은 불교 신도들이 입는 일종의 개량 한복이다. 스스로 불교 신도임을 밝히기도 한 한 위원장이 법복을 입고 지내면서 조계사와의 융화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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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런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한 위원장이 당분간 조계사를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법복을 준비한 목적을 확인하기 위해 민주노총 사무총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해외출장 중인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귀국함에 따라 내주 월요일쯤 회의가 열고 화쟁위 결정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한 위원장이 몰래 빠져나갈 가능성에 대비해 병력 100여명을 동원해 주변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시위때는 "나라 마비시키겠다"는 극렬폭도들의 수장이고, 피신 때는 양의 탈을 쓰고 가부좌를 틀고 있는 두얼굴의 사나이, 그것이 한상균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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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도 조계사 앞은 몰려든 시위대들로 시끌시끌 했다. 엄마부대봉사단 등 7개 자유시민단체는 이날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을 분열시키고 광화문광장을 더럽히는 폭도들 그냥 둘 수 없다""국민들을 갈등과 분열로 몰아넣는 한상균을 보호하고 있는 조계사는 문을 닫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러분들의 종교의 전당이 누구를 위해 있는 것인가. 우리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한 위원장 피신을 수용한 조계종을 강하게 성토했다. 시위대는 "한상균을 추방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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