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이재현 회장 실형, CJ경영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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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12-15 22:51 조회2,221회 댓글0건본문
CJ그룹 이재현 회장 실형, CJ경영 적신호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원형)는 15일 이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결심에서 징역 2년6월 실형과 벌금 252억원을 확정 선고했다. 이는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던 이전 판결보다 6개월 감형된 것이지만 '대법원 파기환송→고법 집행유예'라는 기업 총수들의 양형 공식을 깬 이례적 사례다. 이로써 이재현 회장(55)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재계 14위 CJ그룹 경영에 엄청난 지장이 생겼다. CJ그룹은 2013년 이 회장 구속 후 유지해온 오너 부재 체제를 장기간 지속해야 하는 비상상황을 맞았다. 재판부는 "이 회장의 건강 악화와 경제적 차원에서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감안했지만 기업 총수라도 법질서를 경시하고 개인 이익을 위해 조세를 포탈하는 범죄를 저지르면 엄중히 처벌받아야 한다는 공평한 사법체계를 추구했다"고 강조했다.
CJ그룹은 1993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후 20여 년 간 이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를 유지했다. 이 회장은 지주회사인 CJ㈜지분 42.1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CJ㈜와 CJ제일제당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운 이후 CJ그룹은 각 계열사가 책임지고 회장 공백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 아래 비상경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인수합병(M&A)이나 대규모 개발사업, 해외시장 개척 등 그룹 차원의 굵직한 투자가 막혀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CJ대한통운, CJ오쇼핑 등 M&A를 통해 몸집을 키워온 CJ그룹은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운 후 주요 입찰에서 잇따라 실패했다. 올들어서만 △티몬(2월) △APL로지스틱스(2월) △대우로지스틱스(9월) △동부익스프레스(10월) △동부팜한농(11월) △코웨이(12월) 등의 인수를 검토하다가 막판에 포기했다. CJ대한통운 물류터미널 거점구축 사업을 비롯해 CGV 해외극장 신규투자, CJ오쇼핑 물류복합센터 등 대규모 개발사업도 잠정 보류됐다.
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은 "대규모 자금을 집행해야 하는 인수합병이나 투자사업은 리스크가 많아 오너가 최종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전문 경영인이 단독으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투자실적은 매년 축소되고 있다. 이 회장이 구속기소되기 전인 2012년 2조9000억원을 투자했지만 2013년 2조5600억원, 2014년 1조9000억원으로 투자 규모가 감소했다. 당초 2013년 3조2000억원, 2014년 2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집행금액은 계획의 80% 수준에 머물렀다. CJ그룹은 매년 1월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하는데 올해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뚜렷한 투자계획을 내놓지 못했다. 그룹 총수가 없는 가운데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는데 한계가 있는데다 계열사별 굵직한 사업들이 대거 보류되거나 중단돼서다.
그룹 내부의 인사 적체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CJ그룹은 매년 10월 임원 인사를 단행했지만 이 회장 구속 후 인사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다. 2013년에는 12월에 인사를 단행했고 지난해는 결국 해를 넘겨 올 4월에 13명 신규임원 승진만 발표하는 최소 규모 인사에 그쳤다. 재계 관계자는 "CJ그룹 매출이 최근 3년간 30조원을 밑도는 등 성장시계가 완전히 멈췄다"며 "'세계 톱10 문화기업'을 달성하기 위해 2020년까지 그룹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한다는 '글로벌 CJ 비전'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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