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항공사, 안전,이용불편 문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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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팀 작성일16-01-27 09:20 조회2,475회 댓글0건본문
저가 항공사, 안전,이용불편 문제 심각
최근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이 안전문제, 한파로 인한 제주공항 사태로 질낮은 이용불편 문제가 잇달아 불거지고 있다. 지난 12일 필리핀에서 승객을 태우려던 제주항공 여객기 유리창에서 금이 발견돼 다른 기종으로 긴급 교체됐는가 하면, 진에어는 이달 3일 여객기 출입문이 어른 손가락이 들어갈 만큼 벌어진 상태에서 이륙했다가 승객들이 귀 통증을 호소하자 회항했다. 기내 기압(氣壓) 장치 이상도 최근 한 달 새 두 차례 발생했다. 더욱이 지난 주말 폭설로 인한 제주공항 마비 사태 속에서 LCC의 운영 미숙이 드러나 저비용항공사 전반에 대한 불신(不信)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노후여객기 무리한 운항 심각
항공기 안전성을 보여주는 확실한 지표는 항공기 기령(機齡·기체의 연령)이다. 모 언론이 국토교통부 자료를 확인한 결과, 대한항공·아시아나 등 국내 대형 항공사의 평균 기령은 9.7년이었다. 반면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티웨이 등 LCC 5개사의 평균 기령은 12.4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LCC 항공기가 대형사보다 2.7년 더 오래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노후한 LCC 비행기의 '운항 횟수'도 많다는 데 있다. 김영석 한서대 교수(항공운항학)는 "항공 업계에서는 이륙 시 3분, 착륙 시 8분을 '마(魔)의 11분'이라고 부른다.
이 시간대에 사고 가능성이 높고 기체 손상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을 비행하더라도 이착륙이 잦으면 비행기에 무리가 더 간다는 것이다. 한국공항공사의 항공사별 연간 총 운항 횟수를 토대로 각사의 하루 평균 운항 횟수를 산출해 보니, 대형사 여객기는 3.3회 운항이지만 LCC 5개사 여객기는 평균 5.2회였다. 무리를 해 운항한 비행기에는 더 세심한 정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LCC는 정비인력 수에서 대형사에 크게 뒤진다. 현장에 있는 정비사는 대한항공이 2289명, 아시아나항공은 1335명인 반면, LCC는 100명 안팎이다. LCC의 대당 정비 인력이 대형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LCC "법적 기준 충족했다"?
LCC 측은 "법적 국제기준을 충족했고 대형 사고 횟수는 자신들이 더 적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2010~15년 사고·준(準)사고를 비교하면 대형사는 1만회당 0.153건인 반면 LCC 5사는 0.133건이다"고 말했다. 다른 LCC 관계자는 기령과 관련, "대형사는 새로 도입한 항공기가 많아 평균을 낮춰서 그럴 뿐이며 20년 넘은 진짜 노후 항공기는 대형 항공사에 더 많다"고 말했다.
전문화된 독립LCC 필요
전문가들은 상당수 LCC가 대기업의 계열 자회사라는 데 주목한다. 제주항공은 애경그룹의 자회사이고,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각각 한진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이다. 최근 제주 폭설 사태는 국내 LCC들의 주먹구구식 운영을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25일 공항 업무가 재개되자 대형 항공사들은 별다른 혼란 없이 매뉴얼에 따라 결항일자, 출발시간을 기준으로 임시편 탑승 우선순위를 적용·통보했다.
반면 티웨이항공은 결항편 순서와 무관하게 현장에 온 승객에게 대기표를 나눠줘 혼란을 키웠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매뉴얼은 있다"며 "먼저 결항된 승객이 먼저 공항에 오게 돼 있어서 큰 차이가 없다고 현장에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노근 국회의원(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은 "대기업도 기존 대형 항공사는 최대한 안전을 중시하면서 잘 관리하면서도 자회사인 LCC는 비용 절감을 핑계로 후진적으로 운영한다"며 "안전 관리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의 에어 아시아와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 같은 해외 LCC들은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독립된 전문 기업이다. 지난해 매월 평균 이용객 1000만명을 돌파한 세계 최대 LCC인 라이언에어는 기내 서비스와 지상 근무를 대폭 줄이고, 이용요금이 저렴한 지방공항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특화했다. 하지만 라이언에어의 정비 인력은 대형 항공사와 맞먹고, 운항 항공기 기령(6.8년)도 국내 대형 항공사보다 낮다. 이호일 중원대 교수는 "안전 관련 비용은 절대 줄이지 않는 해외 LCC를 본받아 한국 LCC도 전문성과 운영 수준을 대폭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금같은 상태로 이들 저가항공사들이 운행하다가는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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