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 침입 미꾸라지 한 마리, 다른 수험생들도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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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팀 작성일16-04-12 06:15 조회2,257회 댓글0건본문
정부청사 침입 미꾸라지 한 마리, 다른 수험생들도 불똥
미꾸라지 한 마리가 일으킨 흙탕물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인사혁신처에서 주관한 ‘지역인재 7급 공무원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송모씨(26)가 지역별 추천대상자를 선발하는 1차 시험에서도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이 1차 시험과 본 시험 사이에 성적 차가 큰 응시생들을 대상으로 어쩔수없이 부정행위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차 시험 출제기관인 신림동 ㄱ학원 측에서 송씨와 동일한 시험지를 풀었다고 제출한 총 7개 대학 277명의 자료를 분석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송씨는 지난 1월 ㄱ학원에서 낸 시험지로 치러진 제주지역 인재 선발 시험에서 평균 81점을 받아 해당 권역에서 1등으로 합격했다. 경찰은 같은 문제지로 시험을 본 타 지역 응시생들을 상대로도 성적 조작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전수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앞서 경찰은 송씨의 1차 성적과 지난달 5일 본 시험 점수(평균 45점) 사이에 큰 격차가 있던 점을 의심하고 부정행위 여부를 추궁했다. 이후 휴대전화 기록을 분석해 지난 1월 서울 신림동에서 발신기록이 나왔다고 하자 송씨는 “ㄱ학원에서 문제지 1부와 답안지 2부를 훔쳤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송씨의 1년치 통화내역을 확보해 이번 공무원 시험 응시자가 포함됐는지 파악하고 있다.
송씨는 지난달 2월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를 5차례 침입해 본 시험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 10일 지방에 있는 송씨의 자택을 추가로 압수수색 했으나 대학 입학 후 계속 제주에서 기숙사 생활을 해 별다른 압수물품을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은 송씨가 훔친 공무원증과 문 옆에 적힌 비밀번호를 통해 정부청사 16층에 위치한 인사혁신처 채용관리과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단독 소행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송씨, 도어락 업체에 초기화설정번호 문의하기도
한편, 송씨가 사무실 침입직전 도어락 업체에 초기화 설정번호를 문의하는 통화를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송씨가 범행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는 점들이 연이어 드러난 셈이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지난 6일 송씨를 공전자기록 변조 등의 혐의로 구속한 뒤 송씨의 범행 경위, 행적, 1차 시험을 치른 대학에서의 성적 조작 여부, 외부 공모자의 존재 유무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인사혁신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처음 침입했던 지난달 24일, 사무실 앞 전자잠금장치(도어락)를 열기 위해 도어락 업체에 전화해 기기 초기화 방법을 물었다. 앞선 두 차례의 방문에도 사무실 내에는 접근하지 못하자 이러한 시도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4일은 송씨가 정부서울청사에 세 번째로 침입한 날이다. 이날 오후 4시45분께부터 다음날 오전 1시32분까지 무려 9시간 가량을 청사 내에서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송씨는 채용관리과 도어락 앞에서 잠금해제에 잇따라 실패하자 제작업체에 연락해 기기 초기화 번호를 문의한 것이다. 하지만 해당업체측의 "초기화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포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송씨는 청사 15층 인사처 당직자에게 접근해 도어락 자석열쇠를 받아 침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러던 중 도어락 옆에 적힌 작은 번호를 눌러 사무실 내에 들어섰다.
다만 이날은 담당자의 컴퓨터에 접속을 시도했으나 해킹을 실패해 성적조작을 하지 못했다. 송씨는 지난 2월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총 5회 청사에 침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지난달 26일은 인사처 채용관리과 컴퓨터 해킹에 성공해 자신의 성적을 조작했다. 경찰은 송씨의 1차 시험 부정의혹 등 보강수사를 마친 뒤 오는 14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사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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