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 전염병 ‘콜레라’ 15년만에 국내 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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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팀 작성일16-08-23 18:14 조회2,435회 댓글0건본문
후진국 전염병 ‘콜레라’ 15년만에 국내 발병
대표적인 후진국 전염병인 콜레라가 부끄럽게도 국내에서 15년만에 발생했다. 또 개학과 함께 학교에서는 급식으로 인한 집단 식중독 사태가 발생했다. 몇주째 지속되는 폭염과 높은 습도로 인해 콜레라균과 식중독균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조건이 만들어졌음에도 식재료 관리를 부실하게 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23일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59세 남성 A씨에게서 콜레라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콜레라가 발생한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콜레라는 주로 오염된 물, 어패류 등의 음식을 통해 ‘콜레라균’(Vibrio cholerae)이 사람 장 안으로 들어와 감염되는 전염병이다. 드물게는 환자의 대변이나 구토물 등과의 직접 접촉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도 있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날이 너무 더워 콜레라균이 창궐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며 “집단감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A씨의 최근 행적을 쫓아 발병 원인을 조사 중이다. 질병관리본부 조은희 과장은 “A씨 가족이 최근 남해지역을 여행하면서 식당 여러곳에서 어패류를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이 다녀간 식당을 중심으로 역학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더위 속에 학교가 개학하면서 학교 급식을 통한 대규모 식중독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2일 서울 은평구의 중·고교 5곳에서 학생과 교직원 500여 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나타냈다. 또 부산소재 2개학교 60여명, 경북 봉화 1개 학교 109명의 중·고교생들도 설사와 복통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고 같은날 방역당국에 보고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교육청은 식중독사고가 발생한 학교 급식소의 조리도구와 식자재를 수거해 조사 중이다.
후진국형 전염병인 콜레라가 15년만에 발병하고 식재료 관리 실패로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것은 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염병과 식중독은 온도·습도와 상관관계가 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온도 변화에 따른 전염병 발생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국내 온도가 ‘섭씨 1도’ 상승할 경우 쯔쯔가무시, 말라리아, 세균성이질, 렙토스피라, 장염비브리오 등 5가지 전염병의 평균 발생률이 4.27%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기간 동안 콜레라는 발병하지 않아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기온과 습도가 상승하면 병원균의 부화율과 분포도가 높아지고 전염병의 매개 역할을 하는 각종 곤충의 개체수가 늘어난다”며 “35도 이상의 폭염이 지속되고 습도까지 높은 올 여름은 이런 모든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콜레라나 식중독 모두 오염된 음식과 물이 가장 큰 원인이다. 따라서 날 것으로 먹는 것을 삼가고 음식물은 충분히 끓여먹어야 한다.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콜레라균이나 식중독균은 끓는 물에서 죽기 때문에 음식물을 조리할 때 충분히 가열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콜레라가 유행하지 않는 국내에서는 손 씻기와 같은 개인위생을 지키고 화장실 등의 공중보건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여름철에는 냉장고에 대한 과신은 금물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감염내과 우흥정 교수는 “일반적으로 냉장 보관한 음식은 안전해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음식재료가 요리 중이거나 보관 중에 이미 오염됐다면 냉장고에 넣어두더라도 세균은 그대로 살아있고 증식한다”고 설명했다. 우 교수는 “식품을 보관할 때 재료를 각자 포장하고 재료가 오염됐다고 판단되면 버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학교 같은 집단 급식 시설에서는 식재료를 대량구매해 며칠씩 보관하는 일을 자제하고 그날 쓸 만큼의 재료만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올들어 유난히 감염병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공중보건을 위협하고 있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공개된 서울 동작구 서울현대의원 C형간염 집단감염의 경우 2011~2012년에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해당 의원 방문자 1만1306명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2차 감염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현대의원 감염사태는 통증치료, 비만시술 등 다양한 시술이 이뤄진데다 워낙 조사 대상자가 많아 원인 파악에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되는 A형간염 환자수 역시 올 상반기 작년(1002명)보다 2.9배나 많은 2915명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추세면 큰 유행이 있었던 2011년(환자수 5521명)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드기가 매개가 되는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증후군(SFTS) 환자수도 올해 상반기 전년(270명)의 280%에 해당하는 760건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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