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의초 사태 키운 학폭위·사학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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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팀 작성일17-06-23 15:45 조회1,996회 댓글0건본문
숭의초 사태 키운 학폭위·사학법
학교폭력 갑질 사건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서울 숭의초등학교가 대기업 총수 손자와 유명 연예인 아들이 가해자로 연루된 학교폭력 사건을 은폐·축소하려던 정황이 포착되면서 교내 학교폭력 사안을 처리하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의 구조적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학폭위 위원들이 전원 내부위원으로 구성될 경우 학교폭력에 따른 학교 명예 실추를 우려하거나 가해 학부모의 사회적 위치를 고려해 사안을 은폐·축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위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져 처분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라는 시각이 있다.
현행 법령상 숭의초와 같은 사립학교들은 학교폭력 처리절차에 문제가 있어도 관할 교육청이 학교 구성원의 징계를 강제할 수 없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학폭위는 교내 학교폭력 문제를 학교 차원에서 처리하기 위한 자치기구다. 학교폭력 문제가 피·가해자간 법적분쟁으로 비화하는 것을 줄이고 문제를 학내에서 해결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2년 도입됐다. 학폭위 위원은 5~10인으로 구성한다. 위원의 과반수는 학부모 전체회의에서 선출한 학부모 대표를 위촉해야 한다.
교원, 법조인, 경찰, 의료인 등도 외부전문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학부모 위원 과반수'는 필수 사항이지만 외부전문위원 위촉은 강제 사항은 아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숭의초 학폭위 위원은 학부모 4명, 교감 1명, 교사 2명으로 구성됐다. 애초 외부전문위원으로 학폭위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변호사는 자문 역할만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전원 내부위원으로만 구성된 셈이다.
물론 법률 위반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내부위원으로만 위촉해도 무방한 허술한 법적근거가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립학교법을 개정하려면 반드시 국회를 거쳐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계 관계자는 "잘못이 분명하게 드러났는데도 법령상 문제로 처벌할 수 없다면 새 정부가 슬로건으로 내세운 공정한 사회 구현은 어려울 것"이라며 "이러한 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해 학교폭력을 은폐·축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적사건25시 사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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