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잡는 해병’ 속이고 조류따라 헤엄쳐 월북한 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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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사건25시 작성일20-08-01 00:00 조회2,389회 댓글0건본문
‘귀신 잡는 해병’ 속이고 조류따라 헤엄쳐 월북한 김모
3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월북한 것으로 보이는 김모(24)는 당일 오전 2시 18분에 택시를 타고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에 있는 연미정에서 내려 인근 배수로를 10여분 정도 통과해 헤엄을 쳐서 월북한 것으로 추정했다.
3년전 월남할 때도 페트병의 부력을 이용해 한강을 건너온 김모는 월북도 역시 강을 수영해서 넘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택시를 타고 심야 새벽 시간대에 이곳을 지나갔어도 검문을 받질 않은 것은 평소 이곳 주민들이 이 시간대에 종종 택시를 타고 왕래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이 설명이고, 배수로로 이동하는 모습이 인근 위병소의 폐쇄회로(CC)TV에 잡혔으나 김모가 북한에서 공식 발표가 있은 1주일 뒤에 까지도 이 배수로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질 않았다.
가로 1.84m, 세로 1.76m, 길이 5.5m인 배수로에는 10여개의 수직 형태 철근 장애물과 바퀴 형태의 철조망 등 장애물이 이중으로 설치돼 있는데, 김씨가 163cm, 54kg의 왜소한 체격으로 탈출이 쉬웠을 거라는 합참의 설명이다.
합참은 배수로를 조사해보니 철근 구조물의 일부 간격은 35∼40cm 정도까지 벌어져 있었고, 사건 당시 내부는 성인 무릎 높이 정도까지 물이 차올랐을 것으로 추측했다.
인근 CCTV와 북한 지역을 감시하는 군의 열상감시장비(TOD)를 토대로 김씨의 월북 경로를 추정해 보면 오전 2시 46분경 배수로를 통과한 김씨가 한강에 입수했으며,
이후 조류를 타고 헤엄쳐 무인도인 김포 유도(留島) 인근을 거쳐 연미정에서 직선거리로 약 5㎞ 떨어진 지점인 개성시 개풍군 탄포 지역 강기슭에 약 75분만인 오전 4시경 도착했다.
군의 열상감시장비(TOD)에는 김씨가 북한 지역 도착 후 육지로 올라가는 장면이 포착됐으며, 4시 40분경에는 김씨가 걸어가는 장면이 TOD 영상에 들어있다.
이번에 탈북민 김씨가 다시 월북한 이 지역은 해병대 부대의 관할 하에 경계가 이뤄지는 지역이다.
지난 18일 새벽 시간에 택시를 타고 김씨가 이곳을 통과할 때에 접경지역 경계를 하고 있는 해병대원들이 김씨를 검거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해병대원들은 특이 동향이 아니라고 판단해 김씨를 그냥 보낸 것이 우리 군부대의 허술한 경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탈북 후 1주일이 지난 뒤에 북한 당국의 발표로 알게 된 이 사건으로 ‘귀신잡는 해병’의 명예는 물론 우리 국군의 접경 지역 경계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높다.
이 탈북사건으로 해병대 2사단장은 경계 실패의 책임을 물어 해임됐고, 해병대 사령관과 육군 수도군단장이 엄중 경고를 받았으며 해병대 내 여러 지휘 책임자들이 징계 처분을 받을 예정이다.
[추적사건25시 엄대진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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