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살인 박춘봉 현장검증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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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25시 작성일15-02-01 10:20 조회1,3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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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유기장소 등 6곳서 진행... 담담한 재연에 형사들도 놀라
박 "죽일 마음 없었다…정신이 없었다…미안하다"

[류재복 대기자]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 박춘봉(56·중국 국적)에 대한 현장검증이 17일 수원시 팔달구 일원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전 박이 동거녀 김모(48·중국 국적)씨를 살해한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단독주택 앞은 주민 20여명이 '악마'의 얼굴을 보려고 일찍부터 모여 있었다. 저마다 동네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충격과 공포에 빠진 듯했다.

경찰은 분개한 주민들로 혹여 불상사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기동대 등 30여 명을 배치해 골목 입구부터 통제했다. 형사들이 먼저 마네킹과 비닐봉지 등 현장검증에 쓰일 도구를 들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사용된 마네킹은 상·하반신과 양쪽 팔, 오른쪽 다리 부분만 자유롭게 뺐다 끼울 수 있는 것이어서, 경찰은 전날 밤 마네킹 머리부분을 톱으로 잘라낸 뒤 테이프로 붙여놓았다.

잠시 후 형사기동대 차량이 골목 앞에 정차하고 박이 차에서 내리자 주민들은 일제히 "사형시켜라", "짐승만도 못한 놈" 등 욕설을 쏟아냈다. 지난 11일 밤 검거될 당시 입고 있던 패딩점퍼 차림의 박은 양손에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결박된 상태였다. 취재진이 일제히 플래시를 터트리며 심경을 물었지만 박은 아무런 대답없이 고개를 숙인 채 집 안으로 들어갔다.

한 주민은 "내가 사는 집 바로 옆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끔찍하다"며 "저런 사람은 무조건 사형시켜서 다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1시간여 뒤 첫 번째 장소 현장검증을 끝내고 밖으로 나온 형사의 손에 들린 마네킹은 상하반신이 분리된 채 머리와 왼쪽 팔, 오른쪽 다리가 없는 상태였다.

뒤따르는 형사들은 마네킹 나머지 부위를 담은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박은 주택 안에서 스스로 범행 과정을 설명해 가며 담담하게 재연했다"며 "죄책감을 느끼며 흐느끼는 등의 행동은 엿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첫 번째 장소로부터 200여m 떨어진 교동 반지하방에서 현장검증이 진행됐다. 박이 시신 훼손용 장소로 쓰기 위해 마련한 곳이다.

여기에서도 형사들의 손에 이끌려 박이 나타나자 주민들은 욕설과 고성으로 박을 맞았다. 30여 분 만에 현장검증이 끝나고 형사들이 들고 나온 마네킹은 또다시 한쪽 팔이 없어진 상태였다. 이렇게 살해, 시신훼손 현장 재연은 끝이 났다. 경찰은 곧바로 박을 데리고 시신 유기장소인 수원천변으로 이동했다. 평소 주민들의 산책로인 수원천변은 피해 여성의 살점 등이 든 비닐봉지 6개가 발견된 곳이다.

박은 검은색 배낭을 맨 채 매세교 아래에서부터 둔치를 걸으면서 가방 안에 든 비닐봉지를 하나씩 꺼내 작은 나무 사이에 버렸다.다섯 걸음 정도 걷고는 또 다른 비닐봉지를 꺼내 던졌다. 이 같은 행동을 4번이나 더 반복했다. 비닐봉지를 던질 때마다 주변에 모인 60여명의 주민은 "같이 산 여자를 그렇게 해서 좋으냐", "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만드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은 아무런 반응 없이 태연하게 범행을 재연했다. 시신 유기 범행 재연은 팔달산에서도 똑같이 진행됐다. 박은 산책로를 걸어 올라가고 나서 배낭에서 비닐봉지를 꺼내 손으로 땅을 판 뒤 묻었다. 그 위에 낙엽 등을 덮어 보이지 않게 한 뒤 재연을 마쳤다. 이곳에선 김씨의 한쪽 다리가 발견됐고, 등산로 초입에서는 상반신이 든 비닐봉지가 버려진 채 발견됐다.

마지막으로 오목천동 야산에서 시신의 머리 등을 유기하는 장면을 재연한 박은 현장검증을 끝내고 내려오면서 취재진에 "죽이려는 마음은 없었다. 우연히 발생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신훼손에 대해선 "정신이 없었다.(김씨에게)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현장검증은 4시간여 만에 오목천동 야산을 끝으로 종료됐다. 경찰은 박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19일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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