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전국 메르스 상황: 1명사망, 전체20명사망, 확진자162명, 격리대상 6508명<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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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빈 작성일15-06-17 13:08 조회2,214회 댓글0건본문
17일 전국 메르스 상황: 1명사망, 전체20명사망, 확진자162명, 격리대상 6508명<1>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17일 현재 메르스 상황은 환자가 1명 더 숨져 메르스로 인한 국내 누적사망자가 20명으로 늘어났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7일 브리핑에서 "42번(54·여) 환자가 이날 오전 숨졌다"고 밝혔다. 기관지 확장증과 고혈압을 앓던 42번 환자는 지난달 19~20일 평택성모병원 7층 병동 입원했다가 8층에 입원한 최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됐다. 지난달 25일 발병했던 이 환자는 지난 5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치료받았지만 상태가 악화돼 끝내 숨졌다. 한편 이날 국내 메르스 확진자는 8명이 늘어 총 162명으로 증가했고, 격리대상은 922명 늘어나 총 6508명으로 증가했다.
76번환자, 의사, 구급대원, 환자보호자 잇달아 감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숨진 76번 환자가 의사·구급대원·환자 보호자 등을 잇달아 감염시킨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환자가 주요 전파 경로로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5세 여성인 76번 환자는 지난달 27∼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던 중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퇴원했다가 이달 5일 낙상으로 엉덩이뼈가 골절되자 사설 구급차를 불렀고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을 거쳐 서울 건국대병원에 입원했다.
이 과정에서 76번 환자에게서 메르스를 옮은 사람은 현재 4명에 이른다.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의 레지던트(31)가 감염됐고 환자를 이송한 사설 구급차의 운전기사(70)와 동승한 구급요원(37)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건국대병원에서 76번 환자와 같은 병실(2인실)을 쓰던 다른 환자의 보호자(44)도 메르스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76번 환자는 5일 병원 응급실로 옮겨지며 자신이 메르스 유행지였던 삼성서울병원을 거쳤다는 말을 하지 않아 의료진이 제대로 감염 방지 대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메르스 증상이 심각해 체내 바이러스가 많아져 전염력이 더 강했을 공산도 크다. 메르스에 감염된 사설 구급차의 구급대원은 "응급 이송 당시 골절환자로만 알고 있었고 마스크는 썼지만 장갑은 착용하지 않았다"고 방역 당국에 진술했다.
방역당국 부실대처
방역 당국의 부실 대처도 문제를 키웠다. 76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 방문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제대로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8일 브리핑에서 "3일부터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환자의 명단을 받아 관리하며 76번 환자에게 6일과 7일 전화를 했으나 환자가 병원에 있어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76번 환자는 고령인데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을 앓아 애초 건강이 좋지 않았다. 그는 건국대병원에서 메르스 격리 치료를 받던 중 10일 사망했다.
76번 환자에게 메르스를 옮긴 사람은 삼성서울병원의 '슈퍼 전파자'로 알려진 14번 환자(35)로 추정된다. 14번 환자는 국내 첫 메르스 감염자인 1번 환자(68)와 평택성모병원의 같은 병동에 있다가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 때문에 76번 환자를 통한 전파를 사회 일부에서는 대표적 연쇄 감염 사례로 우려한다. 즉 '1번→14번→76번→다수' 식으로 차수가 늘어나면서 바이러스가 대거 확산한다는 것이다. 76번 환자를 통한 전파가 병원 안에서만 일어난 '병원 내 감염'이라 너무 심각하게 볼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있다. 이런 연쇄 확산이 병원과 무관한 공공장소 등 사회 곳곳을 급습하는 '지역 내 감염'으로 악화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사투(死鬪)를 벌이고 있는 의료인들이 무슨 죄?
메르스 확산보다 빠르게 공포감이 국민들 사이에 번지면서 진료 현장에서 질병과 싸우고 있는 의료진또는 그들의 가족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메르스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진료를 하고 있지만 언제든 ‘메르스 접촉 병원’, ‘메르스 접촉 의사’라는 낙인이 찍혀 기피대상이 되는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메르스 접촉 병원이라고 잘못 알려져 환자들의 발길이 끊긴 병원들이 유언비어 유포자에 대한 법적 조치까지 나선 상황이다.
사라지지 않는 공포감…의사 가족 기피현상까지
하지만 한번 자리 잡힌 공포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의료기관 내에서만 메르스 감염이 이뤄지고 있다는 말에 의료기관은 물론 의사들까지 피하는 현상도 생기고 있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했다고 알려진 지역의 일부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환자가 발생한 병원에 다니는 부모가 있는지를 조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메르스 환자를 진료한 A병원에 근무하는 한 의사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부모 중 A병원에 근무하는지 여부를 조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 얘기를 듣는 순간 화도 나고, 도대체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보고 배울지 한숨이 다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메르스가 다른 환자들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최고 수준으로 감염관리를 하고 있고 의료진은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 진료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이런 일이 벌어지니 힘이 빠지고 회의까지 느껴진다”고 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메르스 환자가 있느냐는 문의를 받고 있다는 또 다른 병원 의사는 “감염병이 발생했는데 병을 치료하는 병원과 의사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 어이가 없다”며 “과도한 불안감은 오히려 독이 될 뿐이다. 현재 병원들은 메르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자체적은 대책본부까지 구성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가 발병한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한 의사들 중 90%가 서울 강남에 거주하고 있다는 글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이 지역 학부모들의 휴교 요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4일 오전 10시 현재 전국 703개 유치원 및 학교가 휴업에 들어갔다. 이같은 일은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관련 치료를 하던 대학병원 의사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그의 자녀가 학교를 가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의사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 학부모들이 신종플루 전염을 우려하며 항의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11월 에볼라 퇴치를 위해 서아프리카로 떠나는 ‘에볼라 대응 해외긴급구호대’ 소속 의료진이 신상공개를 거부하며 조용히 출국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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