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 실적도 없는데 "성과급 확정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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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9-07 13:31 조회2,092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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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째 파업이 진행 중인 금호타이어가 6일 직장 폐쇄 조치로 노사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데 대해 한 국책 연구소 연구원은 "할 말을 잃게 하는 수준입니다." 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노조의 주장은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했다. 5일 최종 협상이 결렬되고 직장이 폐쇄된 도화선은 "올해 성과급으로 1인당 150만원씩 선(先)확정해달라"는 노조의 요구이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실적이 아직 안 나왔는데 성과급을 미리 달라는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R&D에 쓸 순이익의 75% 임금인상에 투입"
금호타이어는 2010년부터 5년간 경영 실적 악화로 워크아웃(경영개선작업)을 거쳤다. 우리·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원에 가까운 자금 지원을 받아 파산 위기를 넘겼다. 이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바로 다음 날인 작년 12월 24일, 노조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부분파업을 벌였다. 업계에서는 "물에 빠진 사람 구해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라며 "강성(强性) 노조의 진면목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조는 이 부분파업을 통해 올해 초 사측으로부터 작년 대비 올해 임금 25.6% 인상이란 선물을 챙겨냈다. 워크아웃 기간 임금 동결에 대한 보상 성격이었다. 금호타이어 사측은 이 임금 인상을 위해 918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지난해 회사가 거둔 순이익(1229억원)의 75%에 달한다. 워크아웃 기간 미뤄진 연구·개발(R&D) 투자 대신 직원 인건비 인상에 이익 대부분을 쏟아부은 것이다. 그 결과 금호타이어의 1인당 평균 인건비(6380만원)는 업계 1위 수준이 됐다.
그런데 이번엔 "25% 인상도 부족하다"면서 올 4월분부터 소급해 임금을 추가 인상해달라고 노조가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 심화로 금호타이어의 올 상반기 매출은 12% 정도 줄고 영업이익은 반(半)토막이 났다.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임금 동결을 외쳐야 할 판이다. 하지만 지난달 17일부터 이어진 전면 파업으로 회사는 국내 공장 연간 매출의 7%에 이르는 94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사측은 5일 최종 협상에서 당초 추가 임금 인상률을 3%에서 4.6% 올려 제시했다. 임금피크제도 당초보다 1년 유예하되, 임금피크 합의를 전제로 1인당 격려금 300만원을 올해 안에 선지급한다는 안(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여기에다 올해 성과급으로 1인당 150만원씩 확정해 일괄 지급해달라는 요구를 내놓았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원들이 워크아웃 5년간 희생을 감수하면서 회사 회생에 기여한 공로가 있다"며 "파업 장기화로 근로자 임금 손실분이 늘어난 만큼 이를 보존하는 차원에서 150만원을 지급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사들은 사상 첫 공동 파업
노사 관계 불안은 금호타이어만이 아니다. 이달 4일 임금 협상안에 대한 잠정 타결을 하고 노조원 찬반 투표를 진행중인 한국타이어 역시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까지 내몰렸다. 현대·기아차 노조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중국 토종 기업들의 공세에다 환율 경쟁력으로 무장한 일본·유럽 자동차 기업들의 대공세에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내내 매출과 이익률 하락에 시달렸다.
하지만 노조 측은 이달 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했다. 조정 기간 10일 내에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부분파업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우리 자동차 노조들이 전면 파업을 벌인다면 자멸(自滅)에 가까운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造船) 경기 침체로 지난해만 3조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낸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미 두 차례 부분파업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업계 노조 모임인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 소속 노조는 9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사상 첫 공동 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공동 파업이 수주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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