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 국민안전처, 현장은 제주해경, 우린 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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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원지 작성일15-09-07 20:53 조회1,607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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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해양경비안전본부을 총괄 지휘하는 해양경비안전본부(이하 해경)의 역할부재론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국민안전처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 돌고래호(9.77t) 전복사고가 발생한 직후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이하 제주해경)는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에 의해 자동으로 구조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았다. 구조 활동은 물론 사고 원인 규명, 언론 대응 등을 모두 제주해경이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언론 보도 시 정부기관 간 의사소통 부실로 인한 혼선이 빚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일원화해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이에 따라 제주해경을 총괄 지휘해야 할 해경의 역할이 모호해져 버린 것이다.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상 해상에서 재난상황 발생시 국민안전처는 이를 지휘·통제하는 중앙구조본부를 구성해야 한다. 이때 중앙구조본부장은 해경본부장이 맡는다.
하지만 해당 지방해경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다보니 중앙구조본부가 하는 일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실제 국민안전처가 매일 발표하는 ‘국민 안전관리 일일 상황’ 보고서에도 해경의 역할은 없다. 실종자 수색작업이 한창이었던 이날 보고서를 보면 돌고래호 전복 관련 대처상황으로 ▲장관주재 상황판단회의 및 대처상황 점검 ▲장관 사고현장 방문 ▲중앙구조본부 구성·운영 ▲현장수습지원관 파견 등만 적혀 있을 뿐 해경의 활동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사고 현장 지휘는 지방해경본부가, 중앙부서 차원의 활동은 국민안전처가 하고 있어 그 중간에 있는 해경의 역할이 모호해진 것이다.
국민안전처 내에서 조직체계 역시 지방본부-해경본부-국민안전처로 짜여 있어 가운데 낀 해경본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경 내부에서도 사실상 국민안전처와 해경의 역할이 겹치면서 해경이 옥상옥 신세가 돼버렸다는 자조 섞인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 돌고래호 전복사고와 관련해서도 현장에서는 제주해경이, 중앙에서는 국민안전처가 활동하다보니 가운데 낀 해경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며 “행정력과 인력 모두 낭비되고 있어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조직이 신설되고 해경의 역할과 체계가 바뀐 지 이제 겨우 9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며 “문제점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엄원지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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