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53년만의 민주화 성큼 다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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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11-09 19:51 조회1,179회 댓글0건본문
미얀마, 53년만의 민주화 성큼 다가와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면서 53년 만의 민주화 달성 여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NLD가 군부 정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보다 훨씬 많은 의석을 얻음으로써 미얀마에서 반세기 이상 지속한 군부독재가 막을 내리고 민주주의의 새 이정표가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오전 9시(현지시간. 한국시간 오전 11시30분)로 예정했던 선거결과 1차 잠정발표를 오후 3시로 미뤘다가 오후 6시(한국시간 오후 8시30분)로 또 한차례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NLD는 선거에 배분된 선출직 상·하원 의석의 70% 이상을 확보할 것이 유력하다고 자체 발표했다. NLD의 발표대로라면 선거와는 무관하게 전체 의석의 25%를 군부에 무조건 할당한다는 헌법상 '핸디캡'을 극복하고 과반 의석을 확보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대로 개표가 끝나면 1962년 3월 네 윈 육군총사령관이 쿠데타로 집권한 뒤 군부 지배가 계속된 이 나라에서 53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의 손에 정권이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년 동안 가택연금 등 온갖 수난을 겪으며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상징적 존재인 수치 여사 개인으로서도 고된 노력의 결실을 보게 됐다. 수치 여사는 지난 1990년 가택 연금 상태였음에도 당시 총선에서 NLD의 압승(492석 중 293석 차지)을 이끌었으나, 군부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바람에 쓴맛을 봐야 했다. 이후 군부의 출마 불허 결정과 부정선거 의혹에 따른 자체 보이콧 등으로 번번이 민주화 성취의 기회를 미뤘던 NLD는 25년 만의 자유·보통 선거로 치러진 이번 총선에 오랜만에 등장해 국내외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선거 참관인단을 파견해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지켜보는 등 국제사회의 이목도 쏠렸다. NLD가 집권하면 테인 세인 정부가 2011년부터 추진해왔던 민주화 개혁을 훨씬 빠른 속도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치 여사는 집권하면 실질적인 민주화를 단행하고 법치주의 정립, 소수민족과 화해, 부패 척결, 헌법 개정, 경제 개발 등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해왔다. 그러나 NLD는 집권 경험이 없고 그동안 민주화 운동만 이끌어왔기 때문에 집권하면 군부 출신 인사들이 장악한 행정부를 원활히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인지 우려도 적지 않다.
따라서 NLD의 과반 승리가 확정되더라도 이는 진정한 민주화로 가는 첫 번째 단계에 접어든 데 불과하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특히 가장 큰 걸림돌은 NLD의 승리를 이끈 수치 여사가 내년 2월로 예상되는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영국 국적의 아들을 둔 수치 여사는 '외국 국적의 배우자나 자녀를 둔 국민은 대선에 입후보할 수 없다'는 헌법 조항에 따라 출마 자체가 불가능하다. 미얀마는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했으나, 상·하원 의원들이 3명의 후보를 추천해 의회 내에서 대통령을 선출하도록 돼 있다.
또 의회에는 25%의 지명직 군부 인사들이 포함돼 있어 현 집권당 USDP 의원들의 수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약 반세기 동안 독재 정치를 펴왔던 군부는 2003년과 2008년 민주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나서, 2011년부터 민주화 개혁과 경제 개방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군부는 정치에 대한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해 헌법으로 상하원 의석의 25%를 군부에 할당하는 장치를 미리 마련했다. NLD가 의회 다수를 차지하더라도 여전히 군부가 막강한 권한을 보장받고 있다는 점도 민주화 전망을 어둡게 한다.
미얀마 군부는 국방부, 내무부, 국경경비대 등 주요 3개 부처 장관을 지명할 수 있고 유사시 정부 통제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고 AP는 지적했다. 미얀마 전문가인 리처드 호시는 AP에 "군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이 나라를 통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군부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선거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지난 1990년처럼 선거 결과를 뒤집고 정권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NLD 등 민주화 운동 진영은 물론 국제사회의 거센 반발을 초래해 미얀마 사회가 크게 흔들릴 우려가 크다.
권병찬 기자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면서 53년 만의 민주화 달성 여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NLD가 군부 정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보다 훨씬 많은 의석을 얻음으로써 미얀마에서 반세기 이상 지속한 군부독재가 막을 내리고 민주주의의 새 이정표가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오전 9시(현지시간. 한국시간 오전 11시30분)로 예정했던 선거결과 1차 잠정발표를 오후 3시로 미뤘다가 오후 6시(한국시간 오후 8시30분)로 또 한차례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NLD는 선거에 배분된 선출직 상·하원 의석의 70% 이상을 확보할 것이 유력하다고 자체 발표했다. NLD의 발표대로라면 선거와는 무관하게 전체 의석의 25%를 군부에 무조건 할당한다는 헌법상 '핸디캡'을 극복하고 과반 의석을 확보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대로 개표가 끝나면 1962년 3월 네 윈 육군총사령관이 쿠데타로 집권한 뒤 군부 지배가 계속된 이 나라에서 53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의 손에 정권이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년 동안 가택연금 등 온갖 수난을 겪으며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상징적 존재인 수치 여사 개인으로서도 고된 노력의 결실을 보게 됐다. 수치 여사는 지난 1990년 가택 연금 상태였음에도 당시 총선에서 NLD의 압승(492석 중 293석 차지)을 이끌었으나, 군부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바람에 쓴맛을 봐야 했다. 이후 군부의 출마 불허 결정과 부정선거 의혹에 따른 자체 보이콧 등으로 번번이 민주화 성취의 기회를 미뤘던 NLD는 25년 만의 자유·보통 선거로 치러진 이번 총선에 오랜만에 등장해 국내외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선거 참관인단을 파견해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지켜보는 등 국제사회의 이목도 쏠렸다. NLD가 집권하면 테인 세인 정부가 2011년부터 추진해왔던 민주화 개혁을 훨씬 빠른 속도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치 여사는 집권하면 실질적인 민주화를 단행하고 법치주의 정립, 소수민족과 화해, 부패 척결, 헌법 개정, 경제 개발 등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해왔다. 그러나 NLD는 집권 경험이 없고 그동안 민주화 운동만 이끌어왔기 때문에 집권하면 군부 출신 인사들이 장악한 행정부를 원활히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인지 우려도 적지 않다.
따라서 NLD의 과반 승리가 확정되더라도 이는 진정한 민주화로 가는 첫 번째 단계에 접어든 데 불과하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특히 가장 큰 걸림돌은 NLD의 승리를 이끈 수치 여사가 내년 2월로 예상되는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영국 국적의 아들을 둔 수치 여사는 '외국 국적의 배우자나 자녀를 둔 국민은 대선에 입후보할 수 없다'는 헌법 조항에 따라 출마 자체가 불가능하다. 미얀마는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했으나, 상·하원 의원들이 3명의 후보를 추천해 의회 내에서 대통령을 선출하도록 돼 있다.
또 의회에는 25%의 지명직 군부 인사들이 포함돼 있어 현 집권당 USDP 의원들의 수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약 반세기 동안 독재 정치를 펴왔던 군부는 2003년과 2008년 민주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나서, 2011년부터 민주화 개혁과 경제 개방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군부는 정치에 대한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해 헌법으로 상하원 의석의 25%를 군부에 할당하는 장치를 미리 마련했다. NLD가 의회 다수를 차지하더라도 여전히 군부가 막강한 권한을 보장받고 있다는 점도 민주화 전망을 어둡게 한다.
미얀마 군부는 국방부, 내무부, 국경경비대 등 주요 3개 부처 장관을 지명할 수 있고 유사시 정부 통제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고 AP는 지적했다. 미얀마 전문가인 리처드 호시는 AP에 "군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이 나라를 통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군부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선거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지난 1990년처럼 선거 결과를 뒤집고 정권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NLD 등 민주화 운동 진영은 물론 국제사회의 거센 반발을 초래해 미얀마 사회가 크게 흔들릴 우려가 크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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