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배부르는 본부, 우는 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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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근 작성일15-11-24 04:07 조회1,005회 댓글0건본문
편의점, 배부르는 본부, 우는 점주
편의점이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유통업계가 경기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편의점들은 매년 10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인 가구 비중이 늘면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대체식품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실제 편의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도시락, 김밥 등 쌀 가공식품 판매는 연간 3억7000만 개에 이른다. 하루 평균 100만명이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셈이다. 올해 담뱃값 인상도 편의점 성장의 호재가 됐다. 담배는 편의점 매출의 35∼40를 점유한다. 담뱃값이 대폭 오르면서 영업이익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매출액이 껑충 뛰었다.
그러나 점포수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로 편의점 점주들은 갈수록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하소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GS25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4098억원에 달했다. 지난 3분기 매출액만 1조2919억원 규모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18억원으로 43급증했다. 씨유(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조188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8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1509억원으로 28.8 늘었다.
세븐일레븐의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5107억원, 460억원 규모였다. 각각 작년 대비 26.4, 57.6 뛰었다. 이러한 실적 호조는 각 업체의 적극적인 점포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CU 점포수는 작년 말 8408개에서 지난 9월 말 9142개로 734개 늘었다. GS25는 같은 기간 8290개에서 9045개로 점포를 755개 늘렸다. 세븐일레븐도 7230개에서 7709개로 점포가 479곳 증가했다. 상위 업체 3곳의 점포수만 해도 올해 들어 약 2000 개가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미니스톱, 위드미(신세계) 등도 공격적인 점포 확장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편의점 업계의 호황에도 가맹점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업황 호조로 전체 매출은 늘었지만 출점 경쟁으로 점포수가 급증하면서 점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같은 업체 편의점은 일정 거리를 두게 돼 있지만 다른 편의점은 바로 옆에 문을 열어도 막을 방법이 없다. 서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점주는 “올해로 6년째 편의점을 하는데 점포수가 너무 많아져 수익은 매년 줄어든다”며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매일 부부가 나와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인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장은 “최근 또다시 ‘묻지마’식 출점 경쟁이 벌어지면서 점포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본부는 점포가 생길 때마다 매출이 오르지만 점주는 주변에 편의점이 늘어나면 매출은 반 토막이 된다”고 말했다.
강용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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