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서 시리아여성 자폭테러, IS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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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6-01-13 10:01 조회1,139회 댓글0건본문
터키 이스탄불서 시리아여성 자폭테러, IS가능성 커
터키 이스탄불의 명소 술탄아흐메트 광장은 12일 터진 28세 시리아 여성의 자폭 테러로 아수라장이 됐다. 목격자들은 "유럽인으로 보이는 백인들이 광장 거리에서 성(聖)소피아 성당 쪽으로 웃으며 걸어가는데 갑자기 '쾅' 하는 소리가 났다"면서 "순식간에 성당 가는 길 양옆으로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고 말했다. 터키 공영 TV인 TRT에 따르면, 폭발 현장은 파편에 맞아 숨진 희생자와 부상자들로 참혹한 모습이었다. 폭발 직후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시신을 수습하고 부상자를 병원으로 옮긴 뒤에도, 터키 군·경찰 병력이 폭발 현장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이번 테러는 연간 3700만명의 외국 관광객이 찾는 터키 최대 관광 명소 술탄아흐메트 광장 한복판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충격이 컸다. 술탄아흐메트 광장 주변은 성소피아 성당, 톱카프 궁전, 블루모스크(술탄아흐메트 자미) 등 관광 명소가 밀집한 곳이다.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 관계자는 일간 휴리에트 등 일부 매체와 인터뷰에서 "외국 관광객들이 일정을 시작하는 오전 시간에 이스탄불의 중심지 술탄아흐메트 광장에서 폭탄이 터졌다"면서 "치밀하게 계획된 자살폭탄 테러로 보인다"고 말했다.
터키 누만 쿠르툴무스 부총리는 "범인은 시리아 국적의 28세 여성"이라면서 "공범은 없는지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테러로 독일인을 포함해 많은 외국인이 피해를 입었다"면서 "테러의 확산 현상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터키 정부는 사망자 중 최소 9명이 독일인이라고 밝혔다.
이 광장에는 터키의 상징인 성소피아성당과 블루모스크 등이 한데 모여 있다. 터키를 찾는 관광객들이 한 번씩은 돌아보는 필수 코스로 꼽힌다. 광장 주변은 이슬람·기독교 문화유산이 한곳에 몰려 있어 여러 종교 신자와 민족이 공존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한국 식당은 물론 터키 내 소수 민족인 쿠르드족의 숙박 업소까지 밀집해 있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에는 시리아 난민들이 노숙했고, 그 이후 아프가니스탄·이라크 등 중동 난민의 집결지로도 이용됐다. 터키 정부는 최근 터키 내 테러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외국인 관광객의 광장 출입을 거의 제한 없이 받아왔다. 국가 재정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업 위축을 피하기 위해 평시 수준으로 치안을 유지했다가 이번 테러를 당했다.
누가 저질렀나?
전문가들은 테러범으로 지목된 시리아 여성이 IS와 연계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과 군사 정보를 공유하며 IS 격퇴전에 가담 중인 터키 정부와 서방 국가에 타격을 주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을 노렸다는 것이다. 터키 민영 매체 '하르베 투르크'는 "IS가 최근 일부 점령 도시를 잃으며 수세에 몰리자 이를 만회할 목적으로 테러했을 것"이라고 했다. 터키에서는 작년에도 IS가 두 차례 테러를 일으켜 수백 명의 사상자를 냈다.
CNN은 IS 연계 테러일 가능성이 높다는 가정 아래 "동서양의 다양한 문화가 접목된 명소인 술탄아흐메트 광장이 IS가 노골적인 반감을 표시해온 문화적 다양성을 상징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범행 동기를 설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S는 자신들이 발행하는 영문 잡지 다비크의 표지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사진을 나란히 내걸고 두 정상을 비난한 적이 있다. 터키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으로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것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우리 외교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스탄불의 여행경보 상향 조정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작년 10월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발생한 대형 폭탄 테러 이후 터키 전역에 '여행 유의'에 해당하는 남색 경보를 발령했다. 앞서 시리아·이라크 접경지에는 여행자제·철수권고 경보를 내렸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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