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우려는 완화, 체감물가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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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팀 작성일16-03-03 14:04 조회956회 댓글0건본문
디플레 우려는 완화, 체감물가 고공행진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1.3% 오르면서 한달만에 다시 1%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큰폭 하락한 유가하락의 기저효과가 크게 약화된 가운데 서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농축수산물과 서비스료가 비교적 큰폭 오르며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처럼 경기침체 속에서도 체감물가는 급등해 서민들의 경제적 고통이 커지고 있다. 또 그동안 우리경제를 위협했던 ‘디플레이션’ 우려는 완화됐지만,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 금리인하를 둘러싼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물가는 전월대비 0.5%, 전년동월대비 1.3% 올랐다. 물가가 올 1월 0.8%로 낮아지며 0%대에 접어든 이후 한달만에 1%대로 올라선 것이다.
품목군별로 보면 공업제품 물가가 유가하락의 기저효과가 약화되며 전년동월대비 0.2% 하락해 거의 제자리 걸음하고 전기ㆍ가스ㆍ수도 부문 물가는 8.0% 하락했다. 반면 농축수산물이 5.6%, 서비스 부문이 2.4%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서민 체감물가가 크게 올랐다. 서비스물가 상승폭은 2012년 1월(2.5%) 이후 4년만에 가장 높았던 1월과 같은 수준이다.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대비 8.6%, 전년동월대비 9.7% 올라 2013년 1월(10.5%) 이후 3년여만에 가장 큰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분야에서 양파가 1년 전보다 118.6% 급등한 것을 비롯해 파(83.8%), 배추(65.5%), 마늘(48.9%), 무(43.7%) 등의 가격이 폭등했고 국산 쇠고기도 16.3% 올랐다. 게도 19.5% 오른 반면, 쌀(-5.9%)과 닭고기(-9.1%) 등은 하락했다. 통계청은 지난달 한파와 폭설로 농축산물 공급에 어려움이 있었던 데다 설을 전후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서비스 부문에서는 하수도료가 22.8% 오른 것을 비롯해 전철료(15.2%), 시내버스료(9.6%) 등 대중교통 요금이 큰폭 올랐다. 개인서비스 부문에서는 학교 급식비(10.1%), 소주(외식 기준 11.4%), 공동주택관리비(3.4%)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공업제품에서도 남자구두(15.6%), 장난감(7.7%), 가방(4.8%), 운동화(4.4%) 등의 가격이 오르는 등 물가가 들먹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계절적 변동이 큰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전월대비 0.3%, 전년동월대비 1.8% 올랐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가 전월대비 0.3%, 전년동월대비 2.0%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2월 소비자물가는 0.9~1% 수준이었으나 예상보다 높게 나옴에 따라 그 동안 우리경제를 위협했던 경기침체 속의 물가하락을 의미하는 디플레이션 우려는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거의 매월 0%대를 유지하며 디플레 전단계인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즉 저물가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인식돼왔다. 지난해 11월(1%)과 12월(1.3%) 1%대로 올라섰던 물가가 올 1월에 다시 0.8%로 떨어지면 이런 우려가 커졌다. 물론 2월 한달 물가가 1.3%로 상대적으로 크게 올랐다고 해서 낙관하긴 이르다. 지난달까지 수출이 14개월 연속 최장기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소비와 투자도 위축되는 등 총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상태여서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은 낮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해야 할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전문가들은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재정ㆍ통화 정책의 공조가 필요하다며, 한은이 빠르면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물가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올라 변수가 생긴 것이다. 2월의 물가 상승이 수요 측 요인보다는 공급측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는 점에선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여전한 상태다. 하지만 근원물가가 1.8~2%를 기록하고 있어 당장 금리인하를 단행하기보다는 1~2개월 추이를 지켜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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