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조세도피 범죄와의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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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팀 작성일16-04-06 20:30 조회965회 댓글0건본문
전 세계, "조세도피 범죄와의 전쟁 중“
전 세계 국가들이 ‘조세도피 범죄와의 전쟁’에 돌입하고 있다. 무려 1150여만 건의 조세회피 자료를 담은 '파나마 페이퍼스' 추문이 각국의 조세당국을 긴장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른바 '조세 천국'으로 흘러드는 검은 돈과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은 벌써 오래 전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5일(현지시간) 각국이 ‘파나마 페이퍼스’ 추문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지만, 역외 조세 도피처를 겨냥한 본격적인 추적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부터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FT의 보도에 따르면 2011년 이후 20개국 정부가 해외의 조세회피 거래자들을 추적해 추징한 세금은 모두 500억 달러(약 57조7000억원)에 달한다. 사상 최대 조세회피 스캔들의 진원지인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의 고객들은 10년 전 1만3200명에서 지난해 4300명으로 줄었다.
'파나마 페이퍼스'에 담긴 조세도피 혐의자들의 면면은 가히 충격적이다. 내로라 하는 각국 지도자들과 정계, 재계, 문화‧스포츠계 거물들의 이름들이 줄줄이 올라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등 여러 나라 정상들이 직간접으로 조세회피처의 검은 계좌들을 이용해 왔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시그뮌 뒤르 다비드 귄로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는 결국 사임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탄핵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영국과 프랑스, 호주, 오스트리아 등 정부는 '파나마 페이퍼스' 정보를 토대로 대대적인 탈세 조사에 나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의 대변인인 슈테판 자이베르트느 지난 4일 “국제사회가 나서서 가능한 모든 압력을 가해야 한다. 파나마는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추가적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독일 재무부의 마르틴 예거 대변인은 “우리는 어둠에 빛을 비추어야 한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투명성”이라고 말했다.
파나마 변호사 라몬 폰세카가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청소년 문학 경연 대회 시상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지난 4일(현지시간) 파마나 로펌 모색 폰세카가 세계의 부유층이 돈을 세탁하고 조세를 회피하는 자세한 정황이 담긴 약 1500만 장의 비밀문건을 공개했다. 그는 모색 폰세카의 공동 창업자로 이번 파나마 페이퍼 폭로의 주요 인물이다.
그러나 검은 돈의 설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국제 금융거래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각종 규제와 국가 간 정보 공유망이 최근들어 대폭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미국 의회는 해외금융계좌신고법을 통과시켰다. 미 국세청(IRS)이 외국은행을 이용하고 있는 미 국적자의 계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고객정보 제공을 거부하는 은행에 대해서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미국은 투자은행인 크레딧 스위스에 26억 달러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고객들의 조세포탈을 도와주는 불법행위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최근 수년간 역외 조세도피처에 대한 국제적인 정보 공유망을 구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OECD 주도로 내년에 새로운 국제 자료공유 대책이 마련된다. OECD 조세정책센터의 파스칼 생-아망 국장은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이번 조세회피 자료가 파나마 로펌인 모색 폰세카에서 나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나마는 OECD의 가이드라인들을 지키지 않고 있는 나라다. OECD의 까다로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나라들을 피해 파나마로 검은 돈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생-아망 국장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정보공유 프로그램이 조세도피를 막는 데 큰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OECD의 프로그램은 외국 고객에 대한 정보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는 해당국가의 조세당국이 세금 포탈을 위해 역외거래를 하는 개인이나 기업의 신상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미국 버클리대학의 가브리엘 저크만 교수는 섣부른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크만 교수는 지난해 출간된 자신의 저서 ‘국가의 은닉된 재산(The Hidden Wealth of Nations)’을 통해 “조세회피자들의 수가 줄어든 것은 그저 파나마 한 나라일 뿐”이라며 “익명으로 돈을 감추고 싶어 하는 고객들의 조세도피처로 여전히 스위스와 룩셈부르크 등이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저크만 교수는 미 국세청의 해외금융계좌신고법과 관련해서도 일정 부분 불법거래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근절되고 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벌금보다 더 강력한 벌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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