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시간 택시잡기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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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5-02-14 14:50 조회1,741회 댓글0건본문
개인택시 심야시간 공급, 전체의 12% 수준…피로누적·사납금 등 택시기사 부담
[류재복 대기자]
#13일 오전 1시 직장이 광화문에 있는 윤모씨(27)는 택시를 잡지 못해 곤욕을 치렀다. 윤씨처럼 직장 회식을 끝내고 나온 사람들이 몰려 택시가 턱없이 부족했던 것. 결국 윤씨는 집과 반대 방향으로 가는 택시를 잡고 유턴을 부탁했다.
#서울 혜화동에서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김모씨(27)는 야근을 마친 후 심심찮게 승차거부를 당한다. "혜화동 가달라"는 말에 문도 열어주지 않는 기사가 다수라는 것. 택시 잡기를 포기하고 1시간 거리를 걸어간 적도 많다.
심야시간대 택시의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개인택시의 심야 운행을 의무화겠다는 대책을 내놨으나 택시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13일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정책리포트에 따르면 심야시간대 서울시 개인택시 공급은 오후 11시부터 급격히 감소해 오전 4시까지 약 4000대가 운행된다. 전체의 12%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시간 법인택시 공급은 39%로 약 4000대다.
심야시간대 개인택시 공급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기사들이 피로 누적 등을 이유로 야간 운행을 기피해서다. 개인택시 기사 이모씨(65)는 "직장인들이 몰리는 시간은 새벽 1~2시인데 이쯤되면 택시기사들도 피곤하기는 마찬가지"라며 "야간 운행은 되도록 피하고 싶다"고 밝혔다. 야간 택시를 1년 간 운행한 경험이 있다는 개인택시 기사 홍모씨(47)는 "심야시간 운행은 주간보다 2배 이상 피곤하다"며 "새벽시간에는 취객과 마찰을 빚는 경우도 있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택시들이 특정 구간에서만 손님을 태우려고 해 승차난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법인택시는 야간에 2만원의 사납금이 추가로 붙는데, 이를 맞추기 위해 장거리 승객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것. 홍씨는 "종로에서 혜화, 수유까지 계속 승객을 받아서 간다고 해도 강남 가는 장거리 승객 1명보다 수익이 덜하다"며 "단거리 승객만 받으면 사납금도 맞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심야시간 택시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자 서울시는 개인택시사업자에게 오는 4월 사업개선명령을 개정, 한달에 최소 5일 이상은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의무적으로 운행토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 12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택시업계는 시가 노동을 강제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측은 "운행 시간을 의무적으로, 그것도 심야시간에 강제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며 "상황에 따라 주간 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120만원이나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 또한 부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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