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론-드림론---대체 무슨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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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4-20 22:28 조회1,691회 댓글0건본문
햇살론·드림론… 대체 무슨 상품?
최근 정책성 주택자금대출을 받기 위해 인터넷을 뒤져보던 김수현씨(35)는 10분 만에 검색을 포기했다. 상품명만 봐서는 도무지 무슨 상품인지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상품 내용은 고만고만한 것 같은데 형용사를 잔뜩 붙인 상품명 때문에 혼란스럽기만 했다”고 말했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정책 홍보효과를 누리기 위해 잇달아 ‘튀는 작명’에 나서면서 되레 국민 혼란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사여구로 포장하다보니 글자 5자는 기본이고 8~9자 상품도 많다. 상품을 출시한 기관과 자금줄에 따라 각기 다른 상품명을 붙이고, 서로 차별화하기 위해 튀는 단어를 쓰다보니 더 복잡해졌다. 새 상품이 나와도 더 쓸 단어가 없다는 푸념이 내부에서도 나올 정도다.
20일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에 소개된 주요 정책금융상품은 10개가 넘지만 상품명만으로 상품을 구별하기란 아주 어렵다. ‘목돈 안드는 드림전세’와 ‘목돈 안드는 행복전세’가 대표적이다. ‘드림전세’는 집주인이 자신의 집을 은행에 담보서고 세입자가 전세자금을 빌리는 상품이다. 반면 ‘행복전세’는 세입자가 전세금 반환청구권을 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빌리는 전세자금이다. ‘드림’과 ‘행복’으로는 상품 성격이 유추되지 않는다.
‘목돈 안드는 행복전세’는 ‘전세금 안심대출’과 상품 구조가 유사하다. ‘전세금 안심대출’은 세입자가 전세금 반환청구권을 대한주택보증에 넘기고 전세자금을 대출받는다. 두 상품은 돈을 빌리는 세입자의 자격과 대출금리, 전세보증금에서 미세한 차이가 날 뿐이다.
주택구입담보대출로는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과 ‘주거안정주택 구입자금’이 있다. 뭔가 크게 다를 것 같지만 큰 차이는 없다. 둘 다 국민주택기금으로 빌려주는 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이다. 국토부는 “무주택 서민의 주택 구입 부담을 덜어줘 그동안의 전·월세 설움에서 벗어나 내집 마련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아준다는 의미에서 ‘디딤돌’을 붙였다”고 밝혔다. ‘버팀목 전세자금’도 마찬가지다. ‘버팀목’을 붙였지만 일반적인 저금리 전세자금대출로 타 상품과 크게 구별되지 않는다.
금융위가 최근 선보인 ‘안심전환대출’도 마찬가지다. 작명에만 한 달이 걸렸다지만 상품명만 봐서는 또 다른 전환대출인 ‘바꿔드림론’과 차이를 알기 힘들다. ‘안심전환대출’은 은행에서 빌린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주는 것이고, ‘바꿔드림론’은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에서 빌린 고금리 대출을 은행의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정권에 따라 바뀌는 경우도 있다.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과 박근혜 정부의 ‘행복주택’은 같은 공공임대주택이다. 대상과 주택입지가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 최명일 남서울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정권에 따라, 기관에 따라 새로운 상품을 발표하면서 일관적이고 통일된 메시지를 주지 못하고 있다”며 “정책효과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단어를 쓰다보니 정책상품의 본질도 흐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병찬 기자
최근 정책성 주택자금대출을 받기 위해 인터넷을 뒤져보던 김수현씨(35)는 10분 만에 검색을 포기했다. 상품명만 봐서는 도무지 무슨 상품인지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상품 내용은 고만고만한 것 같은데 형용사를 잔뜩 붙인 상품명 때문에 혼란스럽기만 했다”고 말했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정책 홍보효과를 누리기 위해 잇달아 ‘튀는 작명’에 나서면서 되레 국민 혼란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사여구로 포장하다보니 글자 5자는 기본이고 8~9자 상품도 많다. 상품을 출시한 기관과 자금줄에 따라 각기 다른 상품명을 붙이고, 서로 차별화하기 위해 튀는 단어를 쓰다보니 더 복잡해졌다. 새 상품이 나와도 더 쓸 단어가 없다는 푸념이 내부에서도 나올 정도다.
20일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에 소개된 주요 정책금융상품은 10개가 넘지만 상품명만으로 상품을 구별하기란 아주 어렵다. ‘목돈 안드는 드림전세’와 ‘목돈 안드는 행복전세’가 대표적이다. ‘드림전세’는 집주인이 자신의 집을 은행에 담보서고 세입자가 전세자금을 빌리는 상품이다. 반면 ‘행복전세’는 세입자가 전세금 반환청구권을 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빌리는 전세자금이다. ‘드림’과 ‘행복’으로는 상품 성격이 유추되지 않는다.
‘목돈 안드는 행복전세’는 ‘전세금 안심대출’과 상품 구조가 유사하다. ‘전세금 안심대출’은 세입자가 전세금 반환청구권을 대한주택보증에 넘기고 전세자금을 대출받는다. 두 상품은 돈을 빌리는 세입자의 자격과 대출금리, 전세보증금에서 미세한 차이가 날 뿐이다.
주택구입담보대출로는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과 ‘주거안정주택 구입자금’이 있다. 뭔가 크게 다를 것 같지만 큰 차이는 없다. 둘 다 국민주택기금으로 빌려주는 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이다. 국토부는 “무주택 서민의 주택 구입 부담을 덜어줘 그동안의 전·월세 설움에서 벗어나 내집 마련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아준다는 의미에서 ‘디딤돌’을 붙였다”고 밝혔다. ‘버팀목 전세자금’도 마찬가지다. ‘버팀목’을 붙였지만 일반적인 저금리 전세자금대출로 타 상품과 크게 구별되지 않는다.
금융위가 최근 선보인 ‘안심전환대출’도 마찬가지다. 작명에만 한 달이 걸렸다지만 상품명만 봐서는 또 다른 전환대출인 ‘바꿔드림론’과 차이를 알기 힘들다. ‘안심전환대출’은 은행에서 빌린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주는 것이고, ‘바꿔드림론’은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에서 빌린 고금리 대출을 은행의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정권에 따라 바뀌는 경우도 있다.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과 박근혜 정부의 ‘행복주택’은 같은 공공임대주택이다. 대상과 주택입지가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 최명일 남서울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정권에 따라, 기관에 따라 새로운 상품을 발표하면서 일관적이고 통일된 메시지를 주지 못하고 있다”며 “정책효과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단어를 쓰다보니 정책상품의 본질도 흐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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