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총선, 보수당 캐머런 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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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5-08 20:21 조회1,591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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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이 예상을 깨며 노동당을 누르고 압승하면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집권 연장에 성공했다. BBC방송에 따르면 보수당은 이번 선거에서 총의석의 과반 326석을 넘긴 329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연임 총리가 의석을 늘리는 것은 마가렛 대처 전 총리가 재임에 성공했던 1983년 이후 32년만이다. 실제 투표 결과가 전망과 일치한다면 보수당은 5년 전 선거보다 22석 늘어나 단독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반면 노동당은 전통적인 표밭으로 여겨졌던 스코틀랜드의 59석 가운데 단 1석만을 차지하는 부진을 보이며 대패했다. 대신 스코틀랜드 독립당(SNP)은 지역구를 거의 싹쓸이하면서 3당으로 떠오르며 향후 정국에서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집권 보수당, 경제 안정 · EU 탈퇴 등으로 막판 보수층 집결 성공
보수당의 캐머런 총리는 경제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통해 극우 표심을 자유민주당과 영국독립당으로부터 빼앗는 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또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가능성을 우려하는 잉글랜드 지역의 유동표가 막판에 보수당으로 쏠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경제위기후 '위기 탈출'에 성공적 면모를 보이는 영국 경제의 안정을 희구하는 국민적 바람이 압승의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세바스찬 갤리 외환전략가는 “보수당은 일반적으로 노동당에 비해 친시장적으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실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던 선거에서 보수당의 압승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8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 대비 영국 파운드의 가치는 일일 상승폭 기준 2009년 1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파운드 가치도 지난 2월 이후 최고로 올라 1.55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스코틀랜드 민심, 노동당->SNP 대이동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 참패의 가장 큰 원인은 스코틀랜드의 민심이 SNP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이다. SNP는 노동당의 텃밭이나 마찬가지였던 스코틀랜드를 거의 싹쓸이하면서 이번 선거의 최대 이변으로 기록됐다. SNP 돌풍은 노동당에 대한 스코틀랜드의 오랜 불만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스코틀랜드에서는 SNP 주도로 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치러졌다.
스코틀랜드 유권자들은 명분보다는 실리를 선택하며 독립에 반대했지만 SNP에 대한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주민투표 과정에서 노동당이 보수 연정과 뜻을 같이 하며 하나의 영국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자 오히려 노동당에 대한 스코틀랜드 유권자의 배신감이 커졌다. 런던 소재 정구연구소의 피터 리델 연구소장은 스코틀랜드에서 "노동당이 우리를 팔아치웠다"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스코틀랜드를 지역구로 당선된 노동당 의원들이 영국 의회에서 지역구 이익을 제대로 대변하지 않은 것도 SNP로 표심을 쏠리게 했다고 분석했다.
노동당이 스코틀랜드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기 보다 정권을 잡기 위해 필요한 의석을 내 주는 용도로만 취급했다는 설명이다. 니콜라 스터전 SNP 대표의 활약도 주효했다. WP는 "이번 총선에서 스터전 대표가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는 것은 반박할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스터전 대표는 스코틀랜드 일대를 헬리콥터를 타고 돌아다니며 유세전에 총력을 기울였고 각종 TV 토론회를 주도했다고 WP는 전했다.
브렉시트 -스코틀랜드 독립 부담
보수당의 압승에도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캐머런 총리가 약속대로 EU 탈퇴의 찬반 투표를 강행하며 스코틀랜드의 반발이 예상된다. 캐머런 총리는 8일 승리 자축 회견에서 공약으로 내건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2017년 반드시 실시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볼 때 막대한 경제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EU 탈퇴를 묻는 투표와 같은 극단적인 정책을 이행할 지는 미지수이다. 유럽의 씽크탱크 ‘오픈 유럽’은 브렉시트가 실현될 경우 영국 경제는 연간 560억파운드(약94조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EU 탈퇴 투표를 강행하면 결국 스코틀랜드의 독립 요구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3당의 자리를 꿰찬 SNP는 영국의 EU 탈퇴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니콜라 스터전 SNP 대표는 EU 탈퇴의 찬반을 묻는 투표가 실시된다면 스코틀랜드의 독립 찬반을 묻는 2차 주민투표에 정당성이 부여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적 손실과 정치적 위협에도 캐머런 총리가 브렉시트 찬반의 국민투표를 핵심 선거 공약으로 낸 것은 영국으로 급증하고 있는 이민자 문제 때문이다.
EU에 속해 있는 탓에 엄청난 수의 외국인들이 영국으로 몰려들자 일자리가 부족해졌다는 국민들의 불만이 크게 늘고 있다. 이민자 문제에 대한 보수 진영 안팎의 비난을 타개할 묘수로 국민투표를 이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캐머런 총리가 EU 탈퇴를 촉구하는 강경 보수파를 견제하고 EU개정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민투표를 강행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캐머런 총리는 올해 초 언론과 인터뷰에서 EU협정이 개정된다면 “영국에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EU 협정으로 영국으로 유입되는 이민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은 누구인가?
데이비드 캐머런(49) 영국 총리는 “출구조사를 보니 기쁘다”고만 했다. 개표가 절반 가량 진행되면서 보수당의 압승이 눈앞에 현실화하자 그는 “최종 결과에 대해 말하기는 이르지만, 모든 영국을 위한 정부를 구성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의 압승으로 다시 총리직을 맡아 영국을 이끌게 됐다. 그는 2010년 총선에서 보수당을 제1당의 자리에 올려놓고 총리에 올랐다. 당시 43살로, 1812년 로드 리버풀 총리 이래 최연소 총리였다.
주식 중개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명문 이튼스쿨을 졸업하고 옥스퍼드대에 철학·정치학·경제학을 공부하며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1997년 처음 총선에 출마했으나 낙선하고, 2001년 옥스퍼드 인근 위트니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했다. 2005년 보수당 개혁을 내걸고 등장해 당 대표 자리에 올랐고, 5년 뒤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토니 블레어·고든 브라운 총리의 노동당 집권 13년을 끝냈다.
캐머런은 총리에 오른 뒤 긴축정책을 밀어붙였고, 대학등록금 상한제를 없앴다. 대학등록금이 치솟으면서 젊은층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여부를 묻은 주민투표에 섣불리 동의했다가 지난해 치러진 분리 독립 투표로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귀족 가문 출신인 서맨사(44)와 1996년 결혼해 4명의 자녀를 낳았으나, 선천적 장애를 가진 맏아들 아이번은 6살 때인 2009년 2월 숨졌다. 캐머런 부부는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에 살면서 2010년 8월 넷째인 딸을 얻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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