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통위, 기준금리 연1.75%동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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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5-15 22:18 조회1,211회 댓글0건본문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주식과 부동산을 제외한 실물경제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수출 부진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금리인하에 나서자니 무서운 기세로 불어나고 있는 가계부채의 폭증세가 부담스럽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후 가진 간담회에서 “최근 경기흐름에 개선 신호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런 신호가 지속되는지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개선 신호란 주식과 부동산 시장을 뜻하는 것 같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이 총재는 금리인하 효과와 관련해 “1차적으로 금융시장, 그다음 자산시장에 나타나는데 부동산 건설경기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물경제는 여전히 냉기가 가득하다. 그는 “우리 경제 상황을 한마디로 말하면 대외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국내경기 회복세가 미약하다는 게 정확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만큼 수출부진 양상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금리인하를 통한 ‘환율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2분기 경기지표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면 6∼7월 중 한은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도 완만한 경기개선 흐름에 주목하며 일단 2분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2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생산·소비·건설투자 등 실물지표가 월별 등락을 보이는 가운데 경기가 전반적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북에 따르면 4월 백화점 매출과 신용카드 국내승인액은 각각 1.5%, 15.3% 늘어 증가세로 전환됐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로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자의 경제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 비교해 낙관적인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3월 금리인하 결정 이후 소매판매에서 미약하게나마 경기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굳이 추가 금리인하를 해야 할 상황은 아니었다”며 “경기 흐름이 지속하고 있는데 회복세가 공고한지 여부는 2분기 지표를 더 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지난달 8조5000억원이나 늘어 월별 증가액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한은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총재는 “최근에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속도는 상당히 빠르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금융 안정은 한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가계부채 규모를 감당할 수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대외 여건은 여전히 좋지 않다. 일본과 유로존의 양적완화로 엔화와 유로화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수출은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고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2%포인트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원화의 가치를 떨어뜨려 가격 경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 총재는 “급격한 원·엔 환율 하락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환율이 수출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주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다만 “수출 부진은 환율 요인보다 중국 성장 부진 등 구조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며 환율을 금리로 대응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수출 부진이 계속된다면 한은도 금리인하와 환율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달 들어 호주가 정책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2.0%로 인하했고 중국과 태국 등 주요 신흥국은 앞다퉈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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