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미국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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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9-14 21:45 조회1,408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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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금융권에선 이해득실 계산이 한창이다. 저금리 상황에서 금리 차익을 챙기기 어려웠던 미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상을, 시중 자금이 줄면서 주식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미 증권가는 동결을 기대하고 있다.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도 타격을 주자, 미 연준은 신속하게 경기 부양책을 쏟아냈다.
미연준
2008년 11월 1차 양적 완화 정책을 발표했고, 한 달만인 12월 FOMC에선 명목 기준금리를 ‘제로(0)’로 떨어뜨렸다. 오는 16~17일 FOMC에서 금리 인상 결정이 내려지면 미국의 통화정책은 약 7년 만에 본격인 정상화 궤도에 오른다.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인상폭은 0.125%포인트에서 0.25%포인트 사이로 전망된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예대마진 확대 기대하는 美 은행권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 은행권에겐 희소식이 될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국내 영업에 집중된 미국 은행권의 사업구조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상품 개발이나 자금 운용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우선 은행들은 상품별로 금리를 인상하는 시점에 차이를 둬 이윤을 남길 수 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당장 신규대출 금리를 높이고, 예금상품의 이자는 최대한 늦게 올리면 예대금리 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가 0%에 머무르면서 미국 은행들의 순이자수익은 감소세를 보였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0년 3.8%를 기록했던 미 은행권의 순이자수익(NIM·자금을 운용해 올린 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뺀 순수익)은 현재 3% 미만으로 줄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과 아시아계 은행의 실적이 개선되는데 가장 중요한 동력은 ‘높은 기준금리’”라며 “높은 금리는 더 많은 순이자수익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은 기준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자사의 순이자수익이 지난해(390억달러)의 7%에 해당하는 28억달러(약 3조3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은행들이 보유 중인 미 달러화 국채의 금리가 높아지는 것도 호재다. 은행들은 자산 일부를 현금화화기 쉬운 미 국채로 보유하는데,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금리도 올라가 이자 수익이 늘어난다
미증시 거품 논란에 긴장한 미증권가
반면 미국 증권가에선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을 우려한다. 미국 경제의 혹한기였던 2009년 3월 6600선으로 추락했던 다우존스산업평균은 올해 3월 1만8270선을 기록했다. 세 번에 걸친 연준의 양적 완화와 미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에 투자하려는 자금이 꾸준히 유입된 덕이다. 그러나 올 들어 연준의 금리인상설이 본격적으로 거론되면서 미국 증시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다우존스산업평균은 1만6433.09로 거래를 마감해, 올해 최고치보다 10% 하락했다. 통상 주식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는 호재, 금리 인상은 악재로 받아들인다. 금리가 내려가면 시중자금이 늘어나고, 일부는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금리 인하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를 부양한다는 신호를 주고 해당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려, 해외 투자자금을 끌어들이는 효과도 있다
주식시장의 거품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FT와의 인터뷰에서 “2009년 증시 급락 이후 6년 동안 주식시장에 다시 약간의 거품이 생긴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인상이 증시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선 “(금리인상이) 오랫동안 예견된 사건이고, 모두 알고 있던 일이기 때문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경제 예측 전문가인 해리 덴트 HS덴트투자자문 대표는 확장적인 통화정책과 증시의 붕괴간 상관관계를 ‘두더지 잡기(whack a mole)’에 빗대, 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거품이 꺼질 징후라고 경고했다. 그는 “거품이 터지는 사태를 (돈을 풀어) 수습하려고 막대한 돈을 찍어내면, 결국 그 다음에 터질 거품을 만들어낸다”며 “1987년 주식시장, 2000년대 초 정보통신(IT), 2006년 부동산시장, 2007년 주식시장, 2008년 원유시장, 2011년 금시장 거품을 겪었고, 올해엔 또다시 주식시장의 거품 차례”라고 주장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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