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안철수독자세력화 경계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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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12-20 08:51 조회1,485회 댓글0건본문
새누리, 안철수독자세력화 경계론 대두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의 독자 세력화가 가시화되면 여권 지지층도 일부 이탈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 '안풍(安風)'을 선거전략 중요 고려 대상으로 포함시켰다. 특히 지역적으로는 수도권, 이념적으로는 중도·무당층, 연령으로는 젊은층의 이탈 조짐이 확연하다고 보고 이른바 안풍의 조기차단과 당의 실사구시 노선을 내년 4·13 총선 전략으로 삼을 방침이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20일 "최근 지도부 차원에서 여러 여론조사 전문가를 접촉, 안 의원 탈당으로 새누리당 지지율이 일부 잠식당했다는 조사 결과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도층 유권자가 '안철수 신당'에 관심을 두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고, 수도권과 젊은층 유권자에서도 이탈 조짐이 감지됐다"며 기성 정치에 대한 혐오와 불신으로 '마음 둘 곳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됐다고 밝혔다. 총선을 4개월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이처럼 심상치 않은 표심의 흐름은 정기적으로 조사·발표되는 공식 여론조사 수치를 통해서도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매주 전국 1천여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여론조사에서 서울과 인천·경기의 새누리당 지지율은 이달 첫째주 40%와 44%를 기록했으나, 안 의원의 탈당 이후 실시돼 지난 18일 발표된 셋째주 조사에선 각각 38%와 39%로 빠졌다. 지지 정당이 없거나 의견을 유보한 응답률은 서울이 28%에서 33%로, 인천·경기가 30%에서 34%로 높아졌다. 정치적 '중원'인 수도권에서 이들 중도·무당층의 지지율이 안 의원 쪽에 기울거나 총선 직전 '야권 통합'으로 이어지는 게 새누리당으로선 가장 경계해야 할 시나리오인 셈이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안 의원을 향해 '견제구'를 자주 날리는 것도 이 같은 정세 판단과 무관치 않다는 후문이다. 당장 야권의 분열이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를 형성해 여당에 유리할 듯 보이지만, 야권 분열의 최대 수혜자가 결국 야권이 되는 역설적 상황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잦은 반목과 갈등을 보인 안 의원과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를 싸잡아 '무책임한 정쟁에만 몰두하는 구태 정치 세력'으로 비난하는 프레임을 당분간 유지할 태세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14일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탈당과 분당을 일으켜온 우리 정당사는 또 누더기가 되고 있다"고 안 의원과 문 대표를 동시에 겨냥했고,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이튿날 "'문재인 당', '안철수 당'을 위해서 민생과 경제 회생을 내팽개치고 있다"고 바통을 이어받았다. 새누리당은 안 의원의 탈당과 신당 창당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컨벤션 효과'가 안 의원 측에 대한 여론 형성의 교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 집권 여당으로서의 '정석'인 실용과 안보에 집중함으로써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당내 일각에선 안 의원과 문 대표의 대립 구도를 최대한 이용하는 차도살인(借刀殺人·남의 칼을 빌려 다른 사람을 제압함)의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온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지금 야권은 정치적 구호만 난무할 뿐, 실제로 국민과 경제를 위한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며 "'안철수의 정치'는 내용이 빈약한 '슬로건 정치'에 불과해 금세 바닥이 드러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원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민생법안과 경제살리기 법안이라는 구체적 정책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실사구시 노선을 걸을 것"이라며 "이를 외면하는 새정치연합과 안 의원 모두에게 민생고의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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