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각목폭행범, 강남 '묻지마살인'처럼 정신분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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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6-05-27 05:46본문
부산 각목폭행범, 강남 '묻지마살인'처럼 정신분열증
서울 강남 묻지마 살인 피의자처럼 부산에서 각목으로 여성 2명에게 무차별 폭행한 50대 남성도 정신분열증 환자였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가로수 지지대를 휘둘러 여성 2명에게 중상을 입힌 김모(52)씨는 정신분열증 환자였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2000년 6월 정신장애 3급 판정을 받은 김씨가 2003년부터 2011년 사이 경남의 한 정신병원에서 약 4년(1천489일)간 입원하며 정신장애 치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병명은 정신분열증으로, 서울 강남역 인근 주점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김모(34)씨와 똑같았다.
체포된 이후 줄곧 입을 다물었던 김씨는 이날 "행인들이 모두 망상에 젖어 있어서 폭행했다"며 "지난해 4월부터 생계지원비가 한 푼도 지원되지 않아 돈이 없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가 평소 앓고 있던 정신병과 생활고에 대한 분노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2000년 6월 정신장애 3급 판정을 받고 기초생활수급자가 돼 구청으로부터 매월 생계급여 40여만원, 주거급여 11만원 등 50여만원을 지원을 받아왔다. 그러다가 2012년 9월께 김씨는 병원 진단서 등 관련 서류를 내지 않아 정신장애 판정 갱신을 하지 못해 이렇다 할 치료도 받지 못했다.
당시 구청은 일을 하면 조건부 수급자로 기존 생계급여 등을 모두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김씨는 이마저도 거부했다. 결국 김씨는 지난해 7월부터 조건부 수급자를 거부하고 정신장애 판정도 받지 못해 7월부터 생계급여 전액(40여만원)이 깎여 주거급여 11만원가량만 받아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때부터 김씨가 생활비가 없어 생필품을 훔치거나 생계급여 탈락에 대한 불만을 외부로 표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김씨는 상해사건 2건, 폭행 1건, 재물손괴 1건 등으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달 21일에는 주차된 차량 유리와 백미러를 부수고, 23일 동네 슈퍼에서 바나나, 빵, 사과 등 생필품을 훔쳐 경찰에 잇따라 붙잡혔다. 당시 김씨는 "기초생활수급에서 탈락해 배가 고파서 바나나를 훔쳤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2012년 정신장애 재판정을 받지 못한 김씨는 구청의 주요 관심 대상이었지만 실질적인 상담과 문제 해결은 이뤄지지 못했다.
서용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