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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메르스' 주의보--국민보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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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05-2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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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된 국내 환자가 3명으로 늘어나 국민보건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 양병국 본부장은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전날 발열 증세를 보여 격리 치료에 들어간 76세 남성에 대해 유전자 진단 검사를 벌인 결과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국내 최초 확진 환자인 A(68)씨와 지난 15~172인실 병실을 함께 사용했던 환자로, 20일 오후부터 발열 증세를 보여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서 격리 치료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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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A씨를 간병해왔던 아내 B(63)씨도 유전자 진단 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정돼, 국내 메르스 감염 환자는 하룻만에 3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번에 확진된 환자는 '가족 외 감염'으로는 첫 사례여서, 추가 전염에 대한 우려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오후 전문가들과 회의를 가진 끝에 메르스 관리 체계는 현재의 '주의'를 유지하기로 했다. 국가전염병 관리 체계는 관심과 주의, 경계와 심각 등 4개 단계로 나뉘어있다. 보건당국은 최초 확진 환자가 발생한 20일 오후까지만 해도 '관심' 단계였던 관리 체계를 '주의'로 한 단계 끌어올린 바 있다. 


'경계' 단계는 해외 전염병이 국내에 유입된 뒤 다른 지역으로 전파됐을 때 내려진다. 또 전국적으로 전염병이 퍼질 경우에는 마지막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된다. 양 본부장은 "현재의 주의 단계를 유지하되, 밀접 접촉이 의심되는 가족과 의료진 64명 전원에 대해 즉각 격리하고 14일 동안 일일 모니터링 통해 추가 증상 발현 점검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바이러스인 메르스는 지금까지 23개 나라에서 1142명에게 발생해 이 가운데 41%465명이 숨졌지만, 아직까지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는 개발된 게 없다. 감염환자의 97.8%1117명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 발생, 일각에서는 "풍토병 수준일 뿐 다른 지역에서는 전염성이 낮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중동에서 낙타와 접촉한 경우 외에 명확한 감염 경로는 밝혀진 게 없으며, 감염되면 2~14일 안에 38이상의 발열과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이날 오전 모언론에 출연해 "지금부터 중요한 것은 2차 발병사례를 줄이는 일"이라며 "환자들에게 노출됐던 다른 이들에게 최장 2주인 잠복기간 동안 증상 발현이 없는지 체크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르스 바이러스란?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뒤 중동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바이러스로 2003년 아시아에서 발생한 뒤 전 세계로 확산되며 8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바이러스다. 잠복기가 1주일가량이며 사스와 마찬가지로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 심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킨다. 다만 사스와는 달리 급성 신부전증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으로 사스보다 치사율이 6배가량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하는 등 더 치명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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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불렸지만 이후 사우디를 비롯한 요르단,카타르, 아랍에메리트(UAE) 등 중동 지역에서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MERS-CoV)로 명명됐다.  정확이 밝혀진 감염원인은 없지만, 바이러스 감염자에게서 검출된 바이러스와  그가 사육중이던 낙타에게서 검출된 바이러스가 일치했던 사례가 있어 전문가들은 낙타를 유력한 원인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중동지역에서는 낙타고기를 먹거나 우유 마시는 관습이 있기 때문에 쉽게 예방되지 않는 상황이다.

보건당국 '초긴장'…공항·항만 검역도 강화


보건당국은 20일 국내 첫 환자 발생 직후 메르스에 대한 위기경보체계를 4단계에서 가장 낮은 '관심'에서 한단계 높은 '주의'로 격상하고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해 대응 중이다. 21일 감염자가 3명으로 늘어나면서 전문가회의를 열고 경보체계를 다시 한단계 올려 '경계'로 높이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일단은 '주의' 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전원을 격리조치하는 등 사실상 '경계'에 준하는 대응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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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하자 공항에서는 중동지역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중동발 비행기가 착륙하는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중동발 비행기 승객들이 내리는 탑승 게이트에 검역대를 설치해 바로 발열 검사를 하고 승객들에게 건강상태 유무를 묻는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당국은 현 상황에서는 중동과의 왕래를 제한할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월 메르스와 관련해 국가 간 여행, 교역, 수송 등을 제한할 사항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최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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