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저리가!” 해운대는 누가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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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경제팀 작성일 16-08-19 05:22본문
“강남? 저리가!” 해운대는 누가 사나?
부산역 시가지에서 해운대로 피서객들을 실어나르는 버스의 광고판은 배우 전인화, 유동근씨 부부를 모델로 한 호텔식 레지던스 '엘시티더레지던스' 분양 광고로 도배돼 있다. 지난해 펜트하우스 분양가가 3.3㎡당 7000만원에 육박해 관심을 모은 엘시티더샵은 이번 레지던스 분양도 국내 자산가와 해외 부호 등을 타깃으로 견본주택도 예약제로만 운영하고 있다. 우동 중심가로 접어들면 바다가 가까운 곳에 두산위브더제니스. 아이파크, 트럼프월드 등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등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아파트 주차장에는 고가 외제차들이 즐비했고 마세라티 등은 아예 아파트 상가에 매장을 냈다.
소 40~50평 이상 중대형으로 구성된 이들 아파트는 거실 통창으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높은 층이 인기를 끌고 있다. 보증금 수천만원에 월세 150~200만원 짜리 집에 1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내고 입주한 외국인들도 적잖다. 해운대구 우동의 H부동산 중개업자는 "이곳 집주인의 60% 정도는 서울분들이거나 외국인들"이라며 "실거주 목적으로 부산 분들이 산 경우도 있지만 평소에는 비워두고 잠깐씩 내려와서 쉬다 가는 용도로 쓰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매매가 10억~20억원대 초고가 아파트가 '세컨드 하우스' 대우를 받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 일반적인 아파트가 아닌 호텔식 레지던스 엘시티가 관심을 모으는 것도 휴양 목적으로 잠깐씩 들러 쉬다 가는 수요를 반영했다. 집주인이 집을 비우는 사이 집을 청소하고 관리해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대지진 이후 부산 주택 구매에 앞장섰던 일본인들이 대거 빠져나간 자리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메웠다. 해운대구는 관광특구로 거주지 제한이 없어 전국에서 투자 수요가 집중되는 데다 중국인 투자까지 몰리면서 청약 경쟁률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난 4월 GS건설이 해운대구에 공급한 마린시티자이는 1순위 청약 경쟁률이 450.4대1을 기록했다. 분양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해운대구 중동에서 분양된 엘시티 더샵의 분양가는 3.3㎡당 2730만원. 이제 막 분양을 시작한 엘시티 더 레지던스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3100만원대, 최고 3704만원에 책정됐다. 101층짜리 타워 22~94층에 들어서는 엘시티더레지던스는 최고급 가전·가구에 특급호텔에서나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국인 부동산투자이민제가 적용돼 청약통장 필요 없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다. 이미 중국, 미국, 캐나다 등 각지에서 투자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해운대에서 18년 가까이 일한 한 70대 택시기사는 "작년 말하고 올해에 관광 겸 집을 사러 온 중국인 관광객과 가이드 일행을 태우고 해운대 일대를 운전해 준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부산 경기는 조선산업이 부숴지는 바람에 좋을 수가 없는데 해운대는 해외에서까지 돈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니까 완전히 다른 동네가 됐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에 거주하는 박모씨(60대·여)는 "부산은 경기가 안 좋아서 젊은 애들이 취업할 큰 회사가 많지 않고 관광지도 다양한 편이 아니라 이제는 완전히 바닷가를 낀 관광·소비도시가 됐다"며 "해운대에 아파트가 줄줄이 들어서 있지만 여름만 지나면 차도 많이 안 다닐 정도로 조용한 편"이라고 말했다. 해운대와 온도차는 있지만 부산 시내도 곳곳에서 재건축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3.3㎡당 분양가가 1000만원을 넘는 곳은 많지 않지만 주택 신규 공급이 워낙 제한적이어서 재건축 시장 호황은 지속되고 있다.
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