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 두바이유 53%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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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05-10 21:24본문
한때 배럴당 40달러대로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최근 급격히 상승하면서 60달러선을 회복했다. 국제유가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순차적으로 국내 휘발유와 경유 등의 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당분간 국내 기름값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월 중순 저점을 찍었던 국제유가가 최근 급반등하면서 배럴당 60달러를 웃돌고 있다.
두바이유 현물은 지난 1월 14일 최저점인 배럴당 42.55달러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 7일에는 65.06달러에 거래돼 53%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가격은 1월 13일 46.59달러에서 지난 7일 65.54달러로 41% 상승했고, 런던 ICE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3월 17일 43.46달러에서 지난 7일 58.94달러로 36% 올랐다.
유가 상승으로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덩달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휘발유 가격은 1월 평균 54.24달러에서 4월 73.49달러로 오른데 이어 지난 7일에는 81.77달러로 치솟았다. 1월 평균 62.92달러였던 등유 제품은 지난 7일 79.45달러에 거래됐고, 주로 자동차용으로 사용되는 경유(0.05%) 제품은 같은 기간 62.34달러에서 79.40달러로, 선박·철도가 이용하는 경유(0.001%) 제품은 63.54달러에서 81.01달러까지 상승했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국제 석유제품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환율과 관세, 수입부과금, 국내 유통비용 등이 더해져 최종 판매 가격이 결정된다. 지난 2월 평균 리터당 1천439.1원까지 떨어졌던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3월 1천507.7원으로 다시 1천500원대에 올라선 뒤 5월 첫째주 평균 1천516.3원까지 상승했다. 특히 전국에서 기름값이 가장 높은 서울의 휘발유 평균가는 리터당 1천609원으로 다시 1천600원 시대에 접어들었다. 경유 평균 가격은 1월 리터당 1천330.5원에서 2월 1천277.1원으로 하락했다가 3월 1천326.8원으로 상승한 뒤 5월 첫째주에는 1천324.1원으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변동분이 통상 2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류 제품가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기름값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향후 국제유가의 흐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국내 기름값의 향방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최근 유가 상승은 가격 하락으로 채산성이 맞지 않자 미국 셰일오일·가스업체 등이 생산을 중단, 공급은 감소하는 가운데 수요는 저유가 장기화 추세에 맞춰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 차량 이동량이 늘어나는 등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에 국제유가의 본격적인 반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최근 유가 상승으로 미국 내 유정들이 생산을 재개하면서 다시 공급이 증가,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국내 석유제품 가격 상승을 막는 요인 중 하나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일정기간 변동이 없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20% 상승하면 정유사 공급가격에는 20% 만큼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16일 1천131원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29일 1천68.10원까지 떨어졌다. 환율 하락분만큼 공급가격에 인하 여지가 생긴 셈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2분기 국제유가가 예상보다는 높게 올랐는데 당분간 현재 수준인 60달러대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국제유가의 변동은 미국 셰일가스 생산량의 증감 여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