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對 중국-러시아, 신냉전시대
페이지 정보
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05-04 11:20본문
미국·일본 對 중국·러시아, 신냉전시대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미국과 일본의 신밀월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도 밀착 공조를 보이며 신냉전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중·일 3국은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냉전시대에 각국의 셈법은 어떠한가?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서 미·일동맹이 얼마나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양국 정상이 합의해 발표한 ‘비전 성명’에는 ‘동맹의 전환(transformation)’이라는 구절이 군데군데 들어 있다. 한국전을 거치며 본격화된 냉전시대에 북한·소련 등의 위협에 대응해 기획된 미·일동맹이 이제는 아시아·태평양을 넘어 글로벌 수준의 협력으로 격상됐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신냉전시대 미국의 전략 중 하나는 ‘일본을 이용해 중국을 제압한다’는 이일제중(以日制中)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이나 동남아 국가들과 중국의 남중국해 갈등 등을 푸는 데 있어 일본은 절대적 맹방이다. 양국 국방·외무장관 연석회의(2+2)에서 합의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꼼꼼히 살펴보면 기존의 ‘북한 변수’보다 ‘중국 요인’이 미·일 안보동맹의 새로운 표적임이 드러난다.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염두에 뒀고, ‘해양안보 협력’ 부분은 우선적으로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두드러진 남중국해 등에 대한 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지원을 강조했다.
1997년 가이드라인에는 양국 방위협력의 범위를 한반도와 대만해협을 아우르는 지역으로 한정했지만 새 가이드라인에는 지역적 제한을 없애버렸다.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두고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넓혔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군사력 확장에 노심초사해 온 미국은 일본의 역할 분담을 오래전부터 요청해 왔다. 하지만 동맹국이 공격받았을 때에도 무력을 행사하는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하지 않는 평화헌법이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헌법 해석을 바꾸는 ‘편법’을 통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할 것을 결정했고, 새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결정의 결과물이다.
미·일 간 막판 협상이 진행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이일제중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TPP가 성공하지 않으면 향후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규칙을 만들 것”이라며 의회를 설득하고 있다. 무역을 통한 상호 이익보다 부상하는 ‘중국 경제권’에 대한 견제 목적이 우선이라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