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장기집권 길 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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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국제팀 작성일 17-07-27 21:28본문
시진핑, 장기집권 길 여나?
5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중국 공산당의 지도부 선출 과정은 은밀하기로 유명하다. 전국에서 모인 대표들이 중앙위원 200여 명, 정치국원 25명, 상무위원 7명 등 피라미드형 지도부를 선출한다는 것만 알려졌을 뿐, 어떤 식으로 정견을 발표하고 득표 활동을 하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분명한 사실은 치열한 권력투쟁이 이제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다.
홍콩 언론들은 최근 리펑 전 총리를 비롯한 중국 전·현직 지도부가 베이다이허에 속속 집결해 '최후의 일전'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 공산당 전·현직 지도부의 하계 회합으로, 매년 7~8월 허베이성 친황다오시에 있는 휴양지 베이다이허에서 비공개로 개최된다. 보통 7월 말 정치국회의가 끝난 뒤 시작해 열흘 정도 이어지는데 올해도 지난 25일 정치국회의가 폐막한 것을 감안할 때 이르면 이번 주말 회합이 시작될 전망이다.
예년 같으면 당정 고위급 인사와 주요 국책사업, 거시경제 정책 방향 등을 논의하지만 올해는 최고지도부를 개편하는 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주요 계파 간 권력 배분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의 '원톱 체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각 계파와 원로들이 어느 정도 수긍할지가 관건이다. 기존에 알려진 세력 구도는 '즈장신쥔(之江新軍·시진핑의 저장성 서기 시절 관료인맥)'을 비롯한 시진핑 친위 세력, 장쩌민 전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한 상하이방,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공청단파로 나뉘었으나 갈수록 균형추가 기울고 있다.
상하이방은 이미 반(反)부패 칼날을 맞아 다수가 제거된 상태인 데다 91세 고령의 장 전 주석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청단파 역시 시진핑 정부에서 예산 지원이 축소되고 결속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특히 회합을 코앞에 둔 시점에 발표된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에 대한 기율위 조사는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쑨 전 서기는 후 전 주석과 원자바오 전 총리의 지원을 받아 5년 전 정치국원이 된 뒤 차세대 지도자를 꿈꾸고 있었다.
천다오인 상하이 정법학원 교수는 쑨 전 서기의 낙마에 대해 "시 주석이 베이다이허 회의 전에 정적들에게 보내는 경고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25일 '철의 기율로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쑨정차이에 대한 조사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엄격한 당 관리와, 당 기율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원칙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의 핵심인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을 요구한 셈이다.
유력 주자인 쑨 전 서기가 낙마한 상황에서 이제 관심은 누가 차기 지도부에 진입하느냐로 쏠린다. 우선 왕후닝 공산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과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은 상무위원 선출이 거의 확정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각각 시 주석의 정책실장과 비서실장 격으로 그동안 시 주석의 모든 해외순방, 정상회담에 배석할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후 전 주석, 리커창 총리와 같은 공청단파인 왕양 부총리와 '리틀 후진타오'로 불리며 지도자 수업을 받아온 후춘화 광둥성 서기도 계파 안배 차원에서 상무위원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남아 있는 변수는 천민얼 충칭시 서기의 '월반'과 왕치산 중앙기율위 서기의 상무위원 유임이다. 낙마한 쑨 전 서기의 자리를 물려받은 천 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이던 시절 선전부장을 맡아 현지 신문에 매주 시진핑 칼럼 '즈장신위(之江新語)' 초고를 4년간 쓰면서 시 주석에게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집권한 뒤에는 지난 4년간 구이저우성 부성장에서 성장으로, 다시 서기로 고속 승진한 데 이어 이번에 4대 직할시 중 한 곳인 충칭 서기로 영전하며 정치적 위상이 한 단계 높아졌다.
추적사건25시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