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가파른 급락에도 당국 구두개입조차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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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경제팀 작성일 16-08-10 19:18본문
원·달러 가파른 급락에도 당국 구두개입조차 안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란 '선물'이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선 '트로이의 목마'로 작용했다. 지난 2월 이후 매월 꾸준히 저점을 낮춘 원.달러 환율이 국가 신용등급 상승 재료로 인해 이날 10.7원이나 급락하면서 14개월 만에 1100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각국의 고환율정책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경고 속에 S&P의 선물이 결과적으로 '트로이의 목마'가 됐다는 조심스러운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수출전선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우리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 수출 회복세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우리 수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외환당국의 가장 큰 고민은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갈 곳 없는' 달러자금 유입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달러가 유입되면 원화가치가 상승,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7월 들어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서 다른 나라 통화들이 일제히 절상되고 있지만 이 중에서도 원화절상 속도가 더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환율 움직임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너무 한 방향으로 치우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내 달러 유입은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경상수지 *외국인의 국내 증시.채권 투자와 제조업 등에 대한 직접투자 등의 경로로 이뤄진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1059억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950억달러 수준(한국은행 7월 전망치)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5년 전인 2011년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187억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세계적 수요부진과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원자재 수입가격이 하락하면서 발생한 저성장 불황형 흑자구조의 산물이다.
미국 금리인상 지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아시아 통화가 최근 일제히 강세를 나타낸 가운데 신흥국 중에서도 한국이 투자 안전지대로 여겨지면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 자금 유입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불과 지난 1~2월 한.중 경제 동조화에 따라 중국 경제가 출렁일 때마다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던 것과는 다소 차별화된 모습이다. 여기에 S&P의 신용등급 조정으로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10.7원이나 급락, 가파르게 원화가치가 상승했는데도 이날 외환당국은 구두개입조차 내놓지 않았다. 지난 2월 환율이 1250원 가까이 치솟았을 당시 황건일 기재부 국제금융국장과 당시 홍승제 한은 국제국장 공동 명의로 구두개입을 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미국의 환율감시망이 강화되고 있어 운신 폭이 좁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선 소위 '달러 퍼내기' 차원에서 해외투자 확대책과 같은 정책 추진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