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비난 쏟아진 트럼프
페이지 정보
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12-10 07:13본문
전세계 비난 쏟아진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 미국 정치권은 물론이고 백악관, 영국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백악관까지 맹공에 나서 처음으로 후보직 하차를 공식 언급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트럼프의 선거운동은 쓰레기통에나 들어갈 저질이며 그의 발언도 모욕적 언사와 독설들”이라며 “다른 공화당 주자들은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이를 거부할 것을 당장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대선 국면에서 공화당 후보에 대한 비판이 선거 개입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백악관이 작심하고 나선 것이다.
주요 장관들도 일제히 트럼프 비판에 가담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아무리 좋게 말해도 건설적이지 않은 발언”이라고 했고, 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무슬림 사회와의 연대를 저해함으로써 국가 안보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 반한다”고 일갈했다. 같은 당 소속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트럼프의 발언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미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한 것”이라며 “이런 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게 아니고 보수주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해외 정상과 주요 인사들도 미국 대선 주자에 대한 논평을 피해 온 관례를 깨고 트럼프 비난에 나섰다. 파리 테러를 겪은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트위터에 “트럼프가 다른 누군가들처럼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 우리의 유일한 적은 급진 이슬람”이라고 지적했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트럼프의 발언은 분열적이고 완전히 틀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영국 작가 조앤 롤링은 트럼프를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악의 화신 볼드모트에 비유하며 “끔찍하다. 볼드모트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개의치 않는다”며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는 루스벨트가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 직후 일본계 미국인 11만 명을 강제 수용소에서 격리 조치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독주는 이어지고 있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