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태 내수한파로 이어져 국민소비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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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경제팀 작성일 16-11-26 07:12본문
최순실 사태 내수한파로 이어져 국민소비 ‘꽁꽁’
박대통령은 잘못된 아집과 고집으로 정말 국민들의 살림살이마저 괴롭히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가 내수 한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 정기 겨울세일 시작 후 첫 주말이었던 지난 17~20일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매출은 전년보다 7% 줄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상징인 소공동 본점도 전국 점포 평균 5.3%(기존점 기준)보다 낮은 4%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주말 대목에 광화문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서울역에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가 맞불집회를 각각 개최해 도심에 위치한 백화점들이 영업에 심대한 타격을 입은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매주 토요일마다 매장이 썰렁하다"며 "대규모 집회 여파로 도심 교통상황이 좋지 않아서 백화점 방문 자체를 포기하는 고객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심에서 계속되는 대규모 집회 영향도 있지만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으로 전 국민이 무기력감에 빠져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심리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국민 관심이 온통 정치 이슈에 집중되면서 백화점 세일도 빼빼로데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각종 쇼핑 이벤트에도 지갑이 열리지 않고 있다.
주말마다 도심 집회로 백화점도, 식당도 '썰렁'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23일 롯데백화점(이하 기존점 기준) 매출은 평균 3.7% 늘었다. 지난해 11월(4.6%)과 비교하면 0.9%포인트(p) 떨어졌다. 소공동 본점 등 핵심 점포가 힘을 내지 못하면서 지난달 4%대로 끌어 올렸던 매출 신장률이 3%대로 내려갔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영업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전국 점포 평균 매출은 6.7% 늘었지만 본점은 1.8% 감소했다.
이달들어 23일까지 현대백화점 매출 신장률도 2.2%로 지난해 11월(4.1%)의 반토막 수준이다. 10월 한 달 간 지속된 대규모 할인 행사 '코리아 세일 페스타' 영향으로 매출이 5.5% 늘었지만 11월 들어 성장 시계가 멈췄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1월은 유통업계 창립기념일과 빼빼로데이,수학능력시험 등 다채로운 행사와 이벤트가 많아 매출이 증가하는 시기인데, 올해는 대형 정치이슈와 대규모 집회로 점포를 찾는 고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외식업계 사정은 더 좋지 않다. 9월 말부터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서울 도심과 여의도 등 주요 상권 식당 매출이 20~30% 줄었는데 이달 들어 사정이 더 악화됐다. 사전예약이 필수였던 광화문 일대 인기 식당마저 점심·저녁 시간에 빈 자리가 수두룩할 정도다. 피자·치킨·제과점 등 인기 프랜차이즈 업체와 패밀리레스토랑, 호프집도 이달 들어 매출이 10~20% 감소했다. A외식업체 관계자는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예년 같으면 11월 초부터 망년회 등 송년 예약이 줄줄이 잡혔는데 올해는 다음 달 예약 일정이 텅 비어있다"고 귀띔했다.
패션·뷰티 기업들도 마케팅에 애를 먹고 있다. 국민 관심이 '대통령', '최순실' 등 정치 이슈에 쏠려 광고·홍보·이벤트 등 제품 마케팅이 먹히지 않아서다. 수개월 전부터 준비한 '할로윈데이', '수능' 등 이벤트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포기한 업체도 있다. B뷰티 업체는 지난달 31일 할로윈데이를 전후해 대규모 분장 축제를 준비했지만 홍보를 포기했다. C패션 업체는 한강에 대형 펭귄 인형을 띄워 아웃도어 패딩 신제품을 홍보하는 전략을 세웠다가 전면 백지화했다. 최순실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고 주말마다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데 화려한 행사를 진행했다가 여론 뭇매를 맞을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치 뉴스가 SNS 등 온라인을 도배하면서 큰 비용을 들여 마케팅을 해도 기대한 만큼 효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것도 한 이유다.
실제로 뷰티 업계의 대규모 할인 행사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평소 인기 브랜드숍이 반값 할인행사를 진행할 경우 포털사이트 검색 상위권에 올라 화제가 되는데 최근에는 정치 이슈에 모두 묻혔다. D뷰티 업체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로 국민들이 무력감에 빠지면서 쇼핑은 물론 외식, 여행 등 소비활동을 중단해 내수 한파가 심각하다"며 "더 큰 문제는 이처럼 비정상적인 시국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추적사건25시 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