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중국공장 4곳 가동 중단
페이지 정보
작성자경제팀 작성일 17-08-30 05:41본문
현대자동차, 중국공장 4곳 가동 중단
현대자동차가 결국 중국 베이징 공장 3곳과 창저우 공장 1곳 등 4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계속된 중국 내 판매 부진으로 현지 부품업체에 대금 지급이 미뤄졌고 부품사가 납품을 거부하기에 이르면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인한 악순환이 거듭되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9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의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지난주부터 베이징 1∼3공장과 창저우 4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사드보복 여파로 창저우 공장 가동이 일주일가량 중단된 적은 있지만 이번과 같은 대규모 가동 중단 사태는 사상 처음이다. 최근 완공돼 시험 생산 중인 충칭 5공장, 쓰촨성 상용트럭 공장을 빼면 사실상 중국 내 모든 공장이 가동을 멈춘 것이다.
직접적인 이유는 플라스틱 연료탱크 등을 공급하는 부품업체인 베이징잉루이제가 베이징현대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하자 납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약 2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부품 하나만 공급이 안 돼도 차량 제작이 불가능하다. 베이징잉루이제가 베이징현대로부터 받지 못한 대금은 지난 25일 기준 1억1100만위안(약 189억원)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금을 지급하는 주체가 현대차가 아니고 베이징현대인데, 최근 중국 내 판매가 급감하면서 자금 상황이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원만히 해결해 공장을 재가동하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10월 가동에 들어간 현대차 창저우 공장은 지난 3월부터 일시적으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생산 중단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판매 감소로 자금 사정이 나빠지자 1차 협력사는 물론 2·3차 협력사에 대한 대금 결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동반 진출한 부품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며 경영난이 심화됐다. 현 추세라면 옌청시에 있는 기아차 공장도 재고 누적에 따른 조업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판매량 감소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3월부터 본격화된 사드 보복 여파로 상반기 중국 판매량이 전년 대비 반토막났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7월 중국에서 50만964대를 판매해 실적이 전년 대비 45.5% 감소했다. 현대차가 35만1292대로 40.7% 줄었고 기아차는 14만9672대를 팔아 54.2% 감소했다. 이 때문에 올해 중국 내 판매 목표를 125만대에서 80만대로 낮췄지만 공장 가동 중단 기간이 길어질 경우 이 역시 달성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베이징 1∼3공장은 연간 총 105만대, 창저우 4공장은 연간 3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판매 부진이 지속되면서 현대차는 지난해 상반기 판매 순위 5위에서 올해 12위로 떨어졌고, 기아차는 같은 기간 15위에서 25위까지 밀려났다.
중국 업체뿐 아니라 현지에 동반 진출한 우리나라 부품업체들의 상황도 심각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 우리나라 업체 145개사가 289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현대·기아차의 고전으로 최근 이들 공장의 가동률은 50% 이하로 떨어져 매출뿐 아니라 고정비 대비 수익성도 빠르게 악화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체는 임시방편으로 인력감축, 비용절감 등 자구책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기술인력의 유출을 막지 못하면서 향후 미래 경쟁력 약화를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에 놓였다.
추적사건25시 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