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사라진 보수, 유승민, 황교안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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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7-02-01 20:54본문
반기문 사라진 보수, 유승민, 황교안 부상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함에 따라 보수 진영의 대안이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른정당은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양자 대결 구도로 대선을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반 전 총장 불출마 선언 전까지 바른정당은 반 전 총장을 영입해 당내 경선을 거친 뒤 후보를 단일화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로선 유 의원이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범여권 예비후보 중 누가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유승민(14.7%) 반기문(12.6%) 황교안(8.6%) 남경필(4.0%) 순으로 나왔다. 유 의원이 경제위기 상황에서 ‘경제 전문가 대통령’ 이미지를 내세우며 민생 정책 발표에 주력한 효과로 풀이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불출마를 선언한 반 전 총장 대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띄우기에 나섰다.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에 의하면 불출마 선언 직전 반 전 총장의 지지도는 13.1%에 그쳤지만,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8.3%를 기록했다. 황 권한대행은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지지도가 계속 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높아진 것은 반 전 총장에 실망한 사람들이 황 권한대행에게로 옮겨갔기 때문인 것 같다”며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를 결심하면 대표적인 보수인사인데 새누리당에 오는 것이 자연스럽고, 우리가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겠나”고 말해 황 권한대행에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황 권한대행은 상당한 지지율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5년 후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한 의원은 “황 권한대행은 강직한 분이기 때문에 강대국 정상들과 어떤 토론을 하더라도 기가 죽지 않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라며 “한창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고 젊은편으로, 차기 대선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음으로써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난달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황 권한대행은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지지율에 관한 보도는 저와 직접 관계가 없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확답은 피했다. 반 전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보수 성향표는 황 권한대행과 유 의원에게로 나뉘어 쏠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