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여야 잠룡(潛龍)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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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7-01-19 18:15본문
분주한 여야 잠룡(潛龍)들<1>
반기문, MB예방
대권행보에 나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녹색성장 어젠다를 이어받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반 전 총장의 대권행보 지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경험을 살려달라"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반 전 총장은 19일 오후 서울 삼성동 이 전 대통령의 개인 사무실을 예방했다. 약 40여분간 독대로 진행된 이날 회동에서 이 전 대통령은 반 전 총장의 10년간의 활동 내용에 대해 청취하고 "그 경험을 살려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일 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회동 후 브리핑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이 주로 듣는 입장이었다"며 "반 전 총장의 지난 10년간 세계 평화와 가난한 나라 사람들을 위해 봉사한 점을 높이 사고, 특히 파리협정과 같은 기후변화 관련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다만 반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 MB계 인사들이 밝힌 "도움을 주라"고 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전 수석은 "이 전 대통령은 도움이라는 말씀을 하신 적은 없으며 전직 대통령이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 캠프에 참여한 MB계 인사들은) 반 전 총장이 개별적으로 요청해서 그 캠프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이 그에 대해 왈가왈부 하신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반 캠프에 합류한 일부 MB계 인사들은 반 전 총장을 잘 도우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전한 바 있다. 김 전 수석은 그러면서 "다만 반 전 총장이 열심히 하시는 것에 대해서는 마음속으로야 (생각이 있으실 것)"이라며 "경험을 잘 살려달라고 하셨으니 거기에 뜻이 다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대선 준비나 출마에 대한 조언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정치적 얘기는 없었던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정운찬, 대권출마 공식선언
한편,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19일 "대한민국을 동반성장국가로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던지겠다"며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지원 대표와 천정배 전 공동대표 등 국민의당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러브콜'을 보냈다. 정 이사장은 기존 정당 입당에는 긍정적 입장을 보였지만 그 정당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정운찬 이사장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침몰하는 대한민국을 구하고자 제가 가진 지식과 경험, 그리고 신념을 온 몸과 마음으로 나라에 바치기 위해 촛불의 바다, 광화문에 섰다"며 "1%의 특권층을 위한 정책을 99%의 서민을 위한 정책으로 교체하고 희망의 미래가 있는 시대로 교체하자"고 말했다.
그는 '동반성장 5대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중소기업 중심 경제구조를 위해 중소기업부 신설 △저소득층·취약계층의 악성 가계부채 경감 △기본소득제 도입 △국민휴식제 통한 일자리 나누기 △지역균역선발제 확대 △계층균형선발제 도입 △남북한 동반성장 △남과 북,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2+2 평화협정 체결 등을 들었다. 이날 행사에는 박지원 대표와 천정배 전 공동대표, 박주선 의원(국회부의장), 조배숙 정책위의장, 정동영 김성식 의원 등 국민의당 인사들이 다수 참여해 러브콜을 보냈다. 박지원 당 대표는 축사를 통해 "정운찬의 동반성장과 국민의당의 공정성장은 같은 것"이라며 "반드시 정 이사장이 국민의당에 오셔서 한번 겨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정배 전 대표는 "우리 국민의당은 한국 개혁세력, 보수와 진보 가리지 않고 개혁세력을 총 집결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만들어 드릴 사명을 가지고 있다"며 "정 이사장 다른 곳 가실 것 없고 제가 몸 담은 국민의당으로 오셔야 한다"고 밝혔다. 천 전 대표는 "마음에 들면 정 이사장을 대권주자로 추대하는 것까지 고려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동반성장의 뜻을 함께 하고, 함께 했을때 그쪽에도 도움이 되고 나에게도 도움이 되면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국민의당 입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민주당 국민당 늘푸른한국당 바른정당 새누리당 정의당 어느 당을 배제하고 어느 당을 배제 안한 것은 없다"며 특정 정당을 지목하진 않았다.
기존정당에 입당하는 마지노선을 묻는 질문에는 "스텝들과 함께 시점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유연성을 가지고 생각하라"고만 답했다. 4·13 총선 당시 비대위원장이나 비례대표 제안에는 응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거절했다고 하면 적절한 표현이 아니고 설명할 수 없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앙금이 남아 있음을 나타냈다.
그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유엔 사무총장으로 10년이나 일했으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좀 더 접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북한에 가기도 하고 여러가지 교섭도 해서 북핵문제 미사일 문제 완화하는데 도움이 됐었으면 하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했다. 그는 주말 설 연휴가 끝난 이후에는 정치결사체 형식의 가칭 동반성장국가혁신포럼을 만들어 주1회 우리 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정책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안희정, 셀프토론회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른바 '셀프토론회' 카드를 들고 나왔다. 그간 수차례 당 지도부를 향해 대선주자간 토론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아무런 답이 없자 나름의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안 지사는 오는 22일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대선출마 선언 행사를 갖는 자리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들어오는 유권자들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을 할 방침이라고 안 지사측 박수현 대변인이 19일 밝혔다.
5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날 행사에서 안 지사는 구체적인 시나리오 없는 '즉문즉답'을 가감 없이 생중계한다는 게 안 지사측의 설명이다. 이는 엄밀한 의미의 토론은 아니지만 유권자와 실시간으로 질문·답변을 주고받음으로써 자신의 국정철학과 정책비전을 '검증'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과 안 지사측은 설명했다. 안 지사의 이 같은 '실험'은 일종의 자구책의 성격을 갖는다. 지지도와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밀리는 당내 후발주자로서 스스로가 '저평가 우량주'이고 준비된 후보임을 부각시킬 수 있는 자기홍보(PR) 기회를 창출해내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전 대표가 당내에서 사실상의 대세론을 구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진가'를 보여주지 못하면 본격적인 승부를 걸기도 전에 '게임오버'가 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린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안 지사는 이날 행사 이후에도 온·오프라인을 통해 유권자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SNS 쌍방 소통'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초청강연이나 간담회 등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행사 일부에 대해서도 온라인 생중계를 병행하고 있다. '페이스북 라이브' 등을 적극 활용, 보다 많은 유권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른바 '충남 엑소(EXO)'라는 별명을 내세워 친근감도 부각하고 있다. '충남의 아이돌'을 의미하는 이 별명은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찍힌 사진이 연예인들의 이른바 '공항패션' 사진을 연상시킨다는 의미에서 붙여졌고, 최근 한 시민의 친필 사인에서 '충남 XO'로 오기하면서 다시 한번 회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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