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계파불문 정의장 성토, 민홍철 입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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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6-01-22 16:22본문
새누리, 계파불문 정의장 성토, 민홍철 입당은?
새누리당은 22일 쟁점법안에 이어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잇따라 제동을 건 정의화 국회의장을 강력히 성토했다. 쟁점법안과 선거구 획정안의 직권상정에 반대하는 정 의장이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현행 국회법의 개정안에도 반대 의견을 밝히는 등 사실상 야당 편을 들고 있다는 불만이 당내에서 분출한 것이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정 의장이 야당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내놓으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계파를 불문하고 정 의장을 몰아세웠다. 친박(친박근혜)계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의장이 전날 제시한 국회법 개정 중재안을 두고 "과연 야당이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며 "야당에 시간 끌기의 명분을 절대로 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은 본회의 직권상정 요건을 완화하는 새누리당의 방안에는 반대하는 대신, 현행 국회법의 '안건 신속처리(패스트트랙) 제도'를 완화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같은 중재안은 현재까지 새누리당 의원 87명이 본회의 부의 요구서에 서명한 국회법 개정안에 비해 쟁점법안의 처리효과가 미흡할뿐더러 법 개정에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페이스에 말려든다는 게 새누리당의 판단이다. 조 수석부대표는 "정 의장의 정확한 판단과 용기와 선택이 필요하다. 더이상 미룰 시간도 없다"며 "중재안으로 야당의 시간 끌기에 또다시 (동조)하는 그런 패착은 두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개정안을 발의한 비박(비박근혜)계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도 회의에서 "중간자적 입장에서 조정만 하는 게 (정 의장이 강조해 온) 의회주의자의 면모는 아니다"며 "국회법을 충실히 따르는 게 진정한 의회주의자"라고 강조했다. 개정안이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부결된 만큼, 국회법 87조에 따라 본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30명 이상의 의원이 서명한 부의 요구서에 따라 개정안을 상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본부장은 "진정한 의회주의자가 무엇인지 깊이 숙고해서 이 부결된 국회법 개정안을 하루속히 본회의에 보고하게 하고, 법적 절차에 따라 처리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이나 박형준 국회사무총장이 안철수 의원의 가칭 국민의당에 영입될 수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정 의장 측의 분명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조 수석부대표는 회의에서 "박 사무총장은 이 문제에 대해서 답을 주지 않고 있는데, (국민의당으로) 가면 바로 해직 처리하는 게 도리"라며 "국민의당에서 (영입) 요청이 오면 그럴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다는 (정 의장에 대한) 언론 보도도 오보이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조 수석부대표의 이 같은 언급과 관련, 정 의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그건(국민의당 영입)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조경태 이어 민홍철 영입하나?
한편,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부산 3선' 조경태 의원이 새누리당에 전격적으로 입당하자, 정치권 안팎에서 다음 영입 대상이 유일한 경남 야당 의원인 민홍철 의원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 의원에 이어 민 의원(초선·경남 김해을)까지 새누리당으로 데려오면 부산은 물론 경남까지 'PK 싹쓸이'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기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민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면서도 새누리당과 가까운 보수 색채를 갖고 있다는 것이 이런 관측의 근거다. 민 의원은 고등군사법원 군판사, 육군본부 법무실장, 고등군사법원장 등을 역임한 군 장성 출신으로,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에 출마해 당선됐다.
실제로 새누리당과 민 의원 사이에 새누리당 입당을 타진하는 물밑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22일 "민 의원의 실제 마음이 우리 쪽에 와 있는 것 같다"며 "영입을 확인하는 직·간접적인 물밑 타진이 있었다. 민 의원이 선택만 하면 된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전날 조경태 의원의 새누리당 입당과 관련해 "중진 의원을 잡지 못한 당의 리더십과 분위기가 너무도 안타깝다"며 문재인 대표 체제를 비판했었다. 부산·경남 의석수를 보면 전날 조 의원의 새누리당 입당으로, 전체 34석 중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의 부산 사상구와 민 의원의 김해을을 제외한 32석이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다. 문 대표는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라, 민 의원만 새누리당으로 오면 새누리당은 'PK 싹쓸이'를 노려볼 수 있다. 이같은 관측에 대해 새누리당과 민 의원 모두 20대 총선 전에 민 의원이 당적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 의원은 이날 "군 출신으로서 우리 당 내에서도 제가 굉장히 보수적인 '중도파'이고, 저와 의견을 같이했던 의원들이 모두 탈당해 혼자 외롭게 남은 형국은 맞다"며 "그러나 총선 국면에 이미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김해라는 특수성과 제 소신, 의리를 저버리고 당장 '양지'를 쫓아가는 것은 현재로서는 아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도 "민 의원에 대한 물밑접촉이 진행되다가 멈춘 상태로, 이번 총선에서 조 의원 외에 야당에서 넘어오는 의원은 추가로 없을 것"이라며 "민 의원이 '정치적 의리'와 명분을 굉장히 중요시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