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탈당파 의원들의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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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12-18 05:12본문
야권 탈당파 의원들의 동향
안철수 의원에 뒤이은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계기로 그동안 여러 갈래로 흩어져 진행되던 야권내 탈당파의 신당 창당흐름이 '통합신당'으로 방향이 설정되는 것 아니냐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안 의원 탈당 이전까지 무소속 천정배 박주선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개별적으로 신당 창당을 추진해 왔지만 이들은 입장이 조금씩 달라 하나로 묶어낼 만한 구심점을 찾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박 의원과 박 전 지사는 오래전부터 원외정당인 민주당을 포함한 통합을 주장했지만 천 의원이 거리를 두면서 모멘텀을 형성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안 의원의 탈당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천 의원까지 "안 의원과도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다"며 러브콜을 보내는 등 통합신당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17일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함에 따라 탈당파가 모두 6명으로 늘면서 신당파의 반경이 조금 넓어졌다. 이에 안 의원도 세력화를 위해 문호개방에 나서겠다고 호응했다. 안 의원은 17일 탈당 후 처음으로 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반(反)부패, 반(反)이분법, 반(反)수구보수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참여·개방·연대의 원칙하에 함께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그간 계파패권주의와 '낡은 진보'라고 각각 비판해온 친노(친노무현)와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 또 극우와 극좌를 제외하면 누구든지 연대할 수 있다고 선언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당파 6인은 연대와 통합을 위한 일종의 '클럽'으로써 의원총회 개최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병호 의원은 "빠른 시일 내에 탈당파 전체가 만나서 신당이나 정치세력화를 어떻게 할지 의견을 나누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주선 의원은 성명을 내고 "6명 의원이 힘을 합친다면 야권재편과 신당창당 추진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며 제3지대에서의 '원샷' 통합신당 창당론을 폈다. 다만 키를 쥔 안 의원은 단순히 신당파를 묶는 이상의 정치세력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어서 향후 신당 추진 흐름을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안 의원은 이날 탈당한 3인방과 최근 회동한 자리에서 독자신당 창당 가능성과 '제3지대'에서 현재 신당파를 묶는 방안에 대해 모두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 의원은 "안 의원의 구상이 구체화되지 않아 당장 안 의원과 결합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세력화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를 지켜본 뒤 협력 방식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의 이런 자세는 신당파가 모두 호남에 기반을 두고 있어 이들과 결합할 경우 자칫 '호남 자민련'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안 의원이 통합신당의 조속한 출범을 희망하는 신당파와는 다른 일정과 경로로 세력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안 의원이 신당파를 한 축에 두고, 다른 축에서는 소위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개혁세력을 새롭게 영입하거나 껴안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 의원도 "(탈당 이후) 여론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새누리당 지지도가 30%대로 하락한다는 점"이라며 자신이 새누리당 일부와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와 외연을 확대할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특히 안 의원이 과거 김대중·김종필(DJP) 연대, 노무현-정몽준 단일화까지 언급한 것은 외연 확대를 위해서라면 일반적 관측을 넘어선 광폭행보에도 나설 수 있음을 예고한 것으로도 보인다. 안 의원은 그러나 전주 간담회에서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미래의 계획에 대해서는 논의가 끝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유규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