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트럼프 노골적 반대-적전분열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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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국제팀 작성일 16-03-05 03:10본문
미 공화당, 트럼프 노골적 반대-적전분열 양상
미국 공화당이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 적전 분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후보 지명에 성큼 다가서자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화당 주류 진영은 3일(현지시간) 공개적으로 ‘트럼프 후보 불가’를 선언하고 나섰다. 2012년 대선의 공화당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지사는 이날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대학 연설에서 “트럼프는 가짜이고 사기꾼이다.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트럼프는 약자를 협박하고 부정직하며 여자를 혐오하는 인물”이라면서 “악이 선을 짓밟고 있다. 트럼프 대신 테드 크루즈, 마르코 루비오, 존 케이식과 같은 다른 후보들에게 표를 던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롬니 전 주지사가 그동안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의 세금 의혹 등을 제기해 왔지만 공개적으로 연단에 서서 트럼프를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애리조나)도 반 트럼프 진영에 서 있다. 공화당 일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위스콘신)도 롬니 전 주지사를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매케인 의원은 성명에서 “국가안보 이슈에 관한 트럼프의 지각없고 위험한 발언을 둘러싼 많은 우려에 대해 나 역시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고, 라이언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롬니는 우리당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그는 당과 국가의 미래에 대해 깊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처토프 전 국토안보부 장관을 비롯한 보수 진영의 외교·안보전문가 65명도 이날 집단으로 트럼프 반대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신 ‘제3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공화당의 벤 새스 상원의원(네브래스카)과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트럼프가 대선후보가 되면 올해 대선에서 그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정면 대응에 나섰다. 그는 메인주 포틀랜드 유세 도중 반박 기자회견을 갖고 “롬니가 4년 전 대선에서 내게 지지를 구걸했다”고 조롱하면서 “그는 4년 전 형편없이 깨진 실패한 후보다. 이번에도 출마하려다가 내가 무서워 출마 계획을 접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특히 앞서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만약 내가 당을 떠난다면 무소속 출마, 내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무소속 출마와 관계없이 나를 지지하는 수백만 명의 유권자들은 나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3당 후보나 무소속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공화당 내분은 15일 ‘미니 슈퍼 화요일’ 이후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승자독식제’가 적용되는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에서 이 지역에 기반을 둔 루비오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승리하면 트럼프 반대 진영은 힘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트럼프가 승리하면 트럼프 수용론이 확산될 전망이다.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