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각국, 양적완화 돈풀기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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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경제팀 작성일 16-01-24 20:17본문
세계각국, 양적완화 돈풀기 만지작
유럽과 일본 등 각국이 다시 돈 풀기로 전환하고 있다. 국제유가 급락과 중국의 성장둔화로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며 자국의 실물경제 침체가 우려되자 다시 양적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다. 들썩이는 세계경제 여파로 올해 최대 4번의 추가 인상을 예고한 미국도 쉽게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국제금융센터 및 외신 등에 따르면 경제 위기가 길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카드를 만지고 있다.
일본은행은 오는 28~2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추가 금융완화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국채 매입규모 확대, 중앙은행 예치금리 인하 등을 통해 돈을 뿌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당초 일본에서는 올봄까지 추가 양적완화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새해 들어 세계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실물경제에 대한 악영향을 우려해 추가 양적완화가 앞당겨져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21일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 유럽중앙은행(ECB)도 오는 3월에 추가 양적완화를 검토하겠다고 시사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유가가 급락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등 주변 경제여건이 격변해 유로존의 성장과 물가에 하방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오는 3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통화정책 완화수준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드라기 총재가 ‘제한이 없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경기부양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고 전했다. 또한 “주요 10개국의 중앙은행 대부분이 올해 상반기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노무라증권의 전망처럼 다른 국가들의 동참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주요국 금융당국이 돈풀기에 다시 나선 것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제성장둔화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고 금융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위기감이 커진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덮치자 미국, 영국, 유럽연합, 일본 등 세계 경제대국은 기준금리를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돈을 풀어 위기 극복에 나섰다. 2008년 11월부터 작년 9월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는 2조9,000억달러, 일본은행 1조9,000억달러, ECB 6,000억달러, 영란은행 5,000억달러 등 모두 5조9,000억달러를 풀었다. 그 결과 해당국가들의 주가는 크게 올랐고 경기가 회복되는 효과를 봤다. 현재 유럽과 일본의 추가 돈풀이는 실물경제 위기감이 높아진 가운데 이와 같은 효과를 다시 기대하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작년 12월 9년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던 미국이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선언을 지킬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고 있다. 실제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 상태(0.25~0.5%)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난달 5.6%에서 지난 22일 27.6%까지 5배로 상승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서 21일 역시 페드위치를 인용해 “연준이 올해 4번의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0.74%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오는 26∼27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준이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판단이 비관적으로 바뀔 경우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대적인 돈풀기에도 또다시 위기상황에 직면하면서 양적완화가 경제 위기의 추락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양적완화로 부양됐던 경제가 양적완화를 줄이면서 다시 위기에 빠졌고 이 위기의 대안으로 다시 양적완화를 꺼내는 악순환이 야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