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중국발 환율충격에 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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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08-11 18:4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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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우리 코스피지수는 미국발 훈풍에 웃었다가 중국발 환율 충격에 얼어버렸다. 미국 증시의 상승으로 2020선을 회복했던 지수는 중국이 위안화 기습 절하에 나서자 5개월 만에 1980선으로 미끄러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52포인트(0.82%) 떨어진 1986.65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2020.15로 출발한 뒤 장중 2021.81까지 올랐다가 오전 한때 2000선 초반으로 떨어졌다. 오후 들어 주요 수급 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 물량을 늘림에 따라 하락 반전한 뒤 1980선으로 밀려났다.
코스피지수가 1980선으로 떨어진 건 지난 3월 16일(1987.33) 이후 약 5개월 만의 일이다. 지수 하락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습적으로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화 환율을 전날보다 1.86% 상승한 달러당 6.229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일일 기준 사상 최대폭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린 것으로, 경기 둔화를 방어하기 위한 부양책으로 풀이된다.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중국은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기준환율의 2% 내외로 제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중국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인민은행이 변동폭을 3%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21원 넘게 폭등하며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오후 들어 상승폭을 줄이긴 했지만 전 거래일보다 15.90원(1.37%) 오른 1179.10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기관 매도…1000억 이상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나란히 914억원, 127억원 어치를 팔아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만 나홀로 711억원 어치를 담았다. 프로그램으로는 110억4600만원 어치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업종별로는 대부분 하락한 가운데 음식료(3.61%), 종이목재(2.55%), 전기가스(1.61%)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통신과 전기전자만 소폭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그동안 강세를 보인 음식료, 화장품주가 중국발 환율 충격에 휘청였다. 아모레퍼시픽은 3% 넘게 하락했고, LG생활건강은 5% 이상 급락했다.
반면 롯데그룹주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그룹 순환출자를 연내 80% 이상 해소하겠다고 밝히자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등이 3~9%씩 뛰었다. 특히 롯데제과의 경우 보유하고 있는 관계회사 지분 가치가 재평가 받을 것이란 기대에 9% 넘게 치솟았다. 한 증권 연구원은 "롯데제과가 가진 관계사 지분이 예전에는 단순히 들고 있는 지분이었다면 앞으로는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며 "주가 할인이 아닌 할증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지수도 중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에 영향을 받아 730선까지 미끄러졌다. 개인이 449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08포인트(1.89%) 떨어진 732.26으로 밀려났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28억원, 174억원 어치를 담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셀트리온과 다음카카오, 동서 등이 1~4%씩 하락했고, 씨젠과 산성앨엔에스도 6% 이상 떨어졌다. 2분기 깜짝 호실적을 발표한 에스엠은 11% 넘게 급등했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