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위안부협상 타결, 미국 중국 미묘한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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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12-30 02:53본문
한일 위안부협상 타결, 미국 중국 미묘한 온도차
한일간의 위안부 협상 타결에 대한 미국과 중국 등 한반도 주변 강대국의 반응은 동북아 외교 지형에서 각국의 이해 관계를 반영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당장 위안부 협상 결과에 중국과 미국의 반응들에서 중국은 “한일 관계 개선이 아시아 지역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환영하면서도 일본의 역사적 책임과 반성을 거듭 촉구했다. 반면 이번 한일 양국간 협상을 통해 한미일 동북아 안보동맹의 가시화라는 실질적 성과를 얻게 된 미국은 가장 큰 수혜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입장에는 위안부 협상 타결로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할 한미일 삼각안보동맹의 세력화가 이전보다 공고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위안부 문제 협상 타결에 대해 “일본 정부가 역사를 직시하고 책임있는 태도로 위안부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기 바란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위안부 강제징용은 일본 군국주의가 2차 대전 중 아시아 국가 등의 인민에게 저지른 심각한 반인도적 범죄 행위”라며 “일본은 아시아 인민들에게 저지른 반인도적 죄행에 대해 책임지는 태도를 보이고, 침략 역사를 직시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관영 CCTV도 “협상이 타결됐지만, 세부 내용에 대해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민간 지원단체들의 불만이 적지 않아 앞으로 한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라고 했다.
이번 한일 위안부 협상 타결로 위안부 문제에서 한국과 중국의 공조체제가 와해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본 지지통신은 29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일 외교 장관회담에서 한국이 군 위안부의 세계기록유산등재를 보류하기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국 측의 의향으로 공동기자회견에서는 이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장관도 전날 위안부 협상 타결 후 일본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신청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고 말한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에게 “들은 바 없다”며 일단 부인했으나 위안부 협상 타결로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기 어렵게 됨에 따라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군 위안부 자료의 등재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10월 군 위안부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실패한 중국은 오는 2017년 열리는 유네스코 회의에 군 위안부 자료의 재신청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군 위안부 사료의 세계기록 유산 등재를 위해 다른 피해국과 공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국제추진위원회 출범을 추진해 왔다.
반면 중국과 달리 미국 정부는 이번 협상 타결에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미국 정부는 28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합의 타결한 데 대해 공식으로 환영 입장을 표명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참모인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가 민감한 과거사 이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합의를 도출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수잔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성명에서 “미국은 합의 내용과 합의의 충분한 이행을 지지한다”며 “이번 합의는 치유와 화해를 위한 중요한 제스처”라고 했다. 이어 “미국은 양국 사이에 오해 없이 합의될 수 있도록 물밑 작업을 해왔다”며 미국의 보이지 않는 역할을 시인했다. 미국은 또 “이번 협상은 TPP 타결만큼 중요한 전략적 결과”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브래드 글로서먼 국장은 “이번 합의는 한일간 장애물을 제거해 (미국의) 두 동맹국이 협력할 기회를 만들기 때문에 미국에 굉장한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