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회고록 파문'에 역공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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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6-10-19 06:17본문
더민주 '회고록 파문'에 역공 나서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으로 촉발된 여권의 파상공세에 '맞불'을 놓으며 전면전 태세를 취했다. 더민주는 문재인 전 대표를 엄호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의 2002년 방북 때 발언을 거론하며 역공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이번 논란을 정권의 권력형 비리 의혹을 덮기 위한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미르·K스포츠 재단' 특혜의혹 진상규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히며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다만 내부에서는 회고록 논란이 다른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하며 대여투쟁에도 동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문 전 대표 측의 대처가 미숙해 논란이 증폭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일각에서 흘러나왔다.
더민주 추미애 대표는 이날 긴급의총을 소집, 이례적으로 미리 준비한 원고를 꺼내들고서 15분가량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여기서 추 대표는 박 대통령의 과거 방북을 언급하며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향해 "박 대통령에게 한번 '내통'이라고 해보시라"라고 하는 등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 역시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저는 국민의 정부에서 당시 박근혜 야당 대표가 평양에 가서 김정일과 나눈 대화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한 바 있다. 두 야당이 나란히 박 대통령의 방북을 고리로 반격에 나선 셈이다.
야권이 '최순실 게이트'라고 명명한 미르·K스포츠재단 특혜의혹에 대해서도 성토가 이어졌다. 의원들은 여권이 권력형 비리의혹을 덮기 위해 여권이 색깔론 공세를 펴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럴 때일수록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대표는 "최순실 모녀에게 한국이 통째로 상납되고 있다"고 했고, 우상호 원내대표는 "여당이 정쟁할 때는 눈이 뻘게지고 권력형 비리에는 도망 다니고 은폐하고 있다. 이게 집권당 모습이냐"라고 지적했다.
다만 우 원내대표는 기자들이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이냐고 묻자 "당장 제기할 것은 아니다. 고구마 줄기도 아직 다 올라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2~3주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도종환 의원은 이제까지 최순실씨와 그 딸 정모씨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열거하면서 "정씨의 경우 10여명 이상이 도와주면서 말을 돌봐줘야 한다. 정씨가 개를 좋아해 개까지 돌봐줘야 한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K스포츠 재단 돈이 최씨에게 흘러들어 갔다면 검찰이 수사해야 할 사안"이라며 "국감이 끝났지만 소문들을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회고록 파동의 파괴력이 간단치 않은 만큼 더민주의 의도대로 국면을 다시 공세로 전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야권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기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