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이혜훈 대표체제, 대여관계 변화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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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7-06-28 21:40본문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체제, 대여관계 변화조짐
바른정당은 이혜훈 대표 체제가 본격 출범하면서 대여(對與)관계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바른정당은 인사청문회 정국, 일자리 추경(추가경정예산), 4대강 정책감사 등 사안마다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바른정당을 두고 '자유한국당 2중대'라는 쓴소리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 대표는 취임일성에서부터 "협조할 사안은 과감히 협조하겠다"고 하는 등 우호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어 정부여당의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이 대표도 적극적인 협조와 견제를 통해 한국당과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복안이어서 대여관계가 재정립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가 취임 직후부터 쏟아낸 발언과 행보를 살펴보면 정부여당과의 초반 관계는 '협치'에 방점을 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첫 통화를 나눴다. 이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여야 협치를 당부하면서 내각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추경에 있어 바른정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우리 당은 추경(심사를) 보이콧하지 않고 들어갈 것"이라고 하는 등 화답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으로 출국한 동안에는 정쟁 공격을 자제할 것"이라고 밝혀 협치에 힘을 보탰다. 이보다 앞서 지난 26일 당대표 수락연설에서도 "진영에 매몰돼 사사건건 반대하는 발목잡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가 이처럼 '우호적' 대여관계 조성에 무게를 둔 것은 당이 처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 지지도 80%를 웃도는 상태에서, 대치 구도에만 몰두할 경우 한자리수 지지율을 극복하기 더 어려울 것이라는 당 안팎의 우려가 있다. 20석 미니정당인 여건에서 한국당과 차별화를 부각하지 못하면 당이 또 다시 존폐 기로에 설 것이라는 위기감도 깔려 있다.
이 대표는 현 정부의 경제 정책 일부에 공감하고 있기도 하다. 국회 내 대표적 '경제통'인 이 대표는 '경제 민주화'에 대한 강한 추진 의지를 지니고 있다. 보수야당이 비판적 시각을 견지했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찬성' 의사를 보인 바 있다. 다만 이같은 협조 모드가 장기간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바른정당은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를 내걸고 있어 현 정부와 외교·안보 정책에 있어 일부 파열음이 예상된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드 전쟁 발언'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후보 시절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이른바 '워싱턴 발언'을 두고 "경질해야 한다"며 한껏 날을 세웠다. 향후 사드 배치, 대북 정책 등이 정국 이슈로 급부상하면 현 정부와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바른정당이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협조 내지는 공조를, 외교·안보 이슈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는 '투트랙' 전략을 당분간 구사할 듯하다"며 "이를 통해 한국당과 차별화를 부각하면서 보수진영 내에서 '적자'로 인정받으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