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친박,친문 싹쓸이, 정치권 제3지대론 솔솔
페이지 정보
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6-08-28 19:12본문
여야 친박,친문 싹쓸이, 정치권 제3지대론 솔솔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7일 전당대회에서 추미애 신임 당 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들도 친문(친문재인)계가 싹쓸이했다. 새누리당이 이정현 대표를 비롯해 친박계 최고위원들로 지도부가 꾸려진 것과 같은 양상이다. 여야 모두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주류 측이 당을 장악하면서 비주류의 설 곳이 사라리자 정치권에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제3지대론’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더민주는 추 신임 대표와 함께 선출된 지도부 역시 친문 인사들이 독식하며 비주류가 한 명도 지도부에 진입하지 못했다. 지금 분위기로는 ‘이래문(이래도 저래도 문재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문재인 전 대표의 더민주 대선 후보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비주류 입장에서는 소외감을 넘어 위기감이 커지는 양상이다. 더민주의 형국도 친박(친박근혜)이 지도부를 장악한 새누리당과 다를 것이 없다. 총선 패배의 책임 논란에 잠잠하던 새누리당 내 친박들은 전대에서 지도부를 차지한 후 갈수록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여야 모두 주류 쏠림이 심화되면서 소외된 비주류들이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종인 더민주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지나치게 어느 한 계파로 쏠리면 새로운 움직임이 일 수도 있다”고 예상한 것도 마찬가지다. 김 전 대표는 “새누리당은 친박으로, 더민주는 친문으로 계속 가고 있는데 이렇게 간다면 중간지대에서 정계개편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른바 제3지대론 출현에 힘을 실었다.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 정계개편과 관련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쓰이고 있다.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은 더민주 비주류와 국민의당의 연합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틈날 때마다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최근 정계 복귀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손 전 고문은 더민주에서 유일하게 문 전 대표의 대항마로 꼽히는 동시에 국민의당에서도 영입 1순위에 올라 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더민주 전대 당일인 27일에도 손 전 고문을 만나 야권 지형 재편을 논의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손 전 고문과의 회동에서 “친박인 새누리당, 친문당인 더민주가 아닌 열린 정당인 우리당으로 와서 안철수 전 대표와 강한 경선을 통해 정권교체의 기틀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안 전 대표 역시 “문호를 활짝 개방하겠다”며 손 전 고문의 영입을 통한 경선을 피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더민주 내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등 비주류 잠룡들도 독자 노선을 추진할 수 있고 이 경우 야권인 국민의당과 힘을 합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제3지대론의 가장 큰 변수는 새누리당 비박계다. 지난 전대에서 비주류 단일후보인 주호영 의원을 지지했던 김무성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전대 이후 입지가 더욱 좁아진 상태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잠룡 역시 현재 친박 위주의 구도에선 기를 펴기 힘들다. 여권의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변화를 모색할 수도 있으나 우리 정치사에서 여당이 분열한 적은 없다는 점에서 비박의 독자 세력화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반대로 이들이 다른 세력과 힘을 합칠 경우 파괴력은 그만큼 커진다.
엄대진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