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미한 새누리당, 언제 정신 차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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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6-04-27 02:53본문
혼미한 새누리당, 언제 정신 차리나?
새누리당은 아직도 정신차리지 못했을까? 26일 새누리당이 국회에서 개최한 20대 총선 당선자 워크숍은 참회와 반성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계파 간 삿대질로 끝났다. 4ㆍ13 총선에서 ‘원내 2당’으로 전락한 새누리당은 “통렬한 반성을 하며 국민 입장에서 당을 쇄신하겠다”는 내용의 결의안이 무색할 정도로 계파 간 책임공방으로 얼룩져 버렸다. 당선자들이 반성의 의미로 90도로 인사하며 시작한 이날 행사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험지에서 살아 돌아온 정운천(전북 전주을) 당선자와 이정현(전남 순천) 의원이 당선 인사를 할 때만 환호성이 터졌을 뿐 행사 내내 분위기는 차분했다.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한 김무성 전 대표는 불참했다.
대표 권한대행인 원유철 원내대표는 “공천 과정에서 추태를 보이며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켰다”며 “오늘은 ‘네 탓’보다는 ‘내 탓’을 하는 반성과 성찰이 절실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8선 고지에 오른 서청원 의원은 최다선 당선자 대표인사에서 “저는 욕심이 없다. 대권 꿈도 없고 원내대표 꿈도 없다. 국회의장 이야기가 나오는데 야당이 우리에게 주지 않는다”며 “다 접어야 한다. 저도 훌훌 털어내겠다”고 국회의장직 불출마를 시사했다.
그러나 참회와 반성으로 이어지던 분위기는 비공개 토론에서 반전되어 버렸다. 비박계 이종구(서울 강남갑) 당선자가 “최경환 의원의 초이노믹스(최 의원이 경제부총리 시절 추진한 경기부양책)와 진박마케팅 때문에 국민이 우리를 심판하지 않았느냐”며 “(최 의원이) 3보 1배를 하든 삭발을 하든 말만하지 말고 행동으로 사죄하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진박마케팅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어떤 당직에도 나올 생각을 하지 말라”며 친박 2선 후퇴를 촉구했다.
최 의원은 즉석에서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워크숍을 마친 뒤에도 “나중에 말씀드리겠다. 지금 말씀드리면 또 ‘네 탓, 내 탓’ 하고 싸움이 된다”고 말을 아꼈다. 대신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김무성 책임론’으로 맞섰다. 그는 “(총선 참패의) 주연은 김무성 (전) 대표이고, 조연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라며 “(김 전 대표는) 선거가 끝나고 무책임하게 야반도주한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총선 참패 책임론을 두고 계파 간 전면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비공개 토론회는 당초 예상(1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 동안 이어졌다.
한편 당 전략기획본부장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총선 참패 원인을 6가지로 분석하며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 방식의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정부 출범 후 잇단 재보선 승리에서 온 판단 미스 *악화된 민생을 외면한 ‘뛰어라 국회야’ 같은 슬로건 *국민을 무시한 공천 *로고송(픽미), 동영상 ‘옥새 들고 나르샤’, ‘반다송(반성과 다짐의 노래)’등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홍보 전략 *잘못된 여론조사에 도취돼 안일한 대처 *공약 혼선과 세비반납계약서 같은 ‘쇼’형 공약 등을 패배 원인으로 꼽았다.
서경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