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갈지자 행보"로 각종 이슈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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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편집국 작성일 16-07-13 23:39본문
국민의당, "갈지자 행보"로 각종 이슈에 목소리
그동안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받아온 김수민·박선숙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 11일 밤 기각되면서 위기를 넘긴 국민의당은 각종 이슈에 점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뒤늦게 ‘주도권 쟁탈전’에 뛰어들고 있다. 국민의당이 김수민 의혹을 수습하는 데 전념해 있는 동안 정당 지지도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정국을 주도해 왔던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이라는 거대 양당에 더는 밀릴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사드 배치 문제를 비롯한 여러 쟁점 사안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하며 본격적으로 지지율 회복에 나섰지만 결과는 아직 미지수다.
특히 국민의당은 더 이상 김수민 의혹에 대한 여론의 관심과 후폭풍이 일지 않도록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본부장의 ‘선거운동 동영상 무상 요구 의혹’에 대한 입장을 거듭 표명하며 새누리당을 압박하는 한편 사드 배치에 대해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 여전히 입장이 분분한 더민주를 뒤흔들었다. 무엇보다도 현재 국민의당 지도부를 이끌고 있는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배치지역인 경북 민심의 반발로, 더민주는 김종인 대표의 조건부 수용이란 입장으로 당내 이견이 나오면서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을 노려 이를 적극 파고드는 상황인데 그동안 ‘김수민 의혹’으로 입었던 내상을 회복하고 반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김수민·박선숙 의원’에 대한 영장 기각 이후 김수민 의혹이 당초 선관위의 검찰 고발로 촉발된 점에 착안해 최근 드러난 ‘조동원 의혹’과 비교하며 선관위의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먼저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중 조동원 의혹 조사를 거론하면서 “새누리당이 (조사를 위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개최를) 기피하는 걸 보면 새누리당 동영상 리베이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새누리당이 입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중앙선관위 소관으로 안행위가 열린다. 의혹 규명에 최선을 다할 것을 (우리당 안행위원들에게) 주문했다”고 본격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장정숙 국민의당 의원은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용휘 선관위 사무총장를 겨냥 “최근 선관위가 노골적인 정치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왜 (김수민 사태와 조 전 본부장 사건) 양 사건을 대하는 선관위의 태도가 이중적이냐”고 꼬집었다. 이는 선관위가 김수민 의혹에 대해선 오전 9시쯤 보도자료를 배포했었던 데 반해 조 전 본부장 의혹에 대해선 언론 보도 마감 시간을 넘긴 오후 6시 30분에 보도자료를 배포한 점을 지적한 것인데, 이처럼 국민의당이 선관위의 공정성을 문제 삼는 것은 김수민 의혹을 고발한 선관위의 ‘편파성’을 주장해 김수민 의혹 자체를 불공정한 선관위에 당한 모략으로 비쳐질 수 있게 하면서도 ‘조동원 의혹’으로 새누리당의 공세도 차단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날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도 “선관위가 검찰 고발 전 긴급통보제도를 활용했는지, 조사 범위에 ‘당 관련성’을 포함했는지, ‘당 관련성’ 내용을 보도자료에 포함했는지, 보도 시기는 언제인지에 관해 새누리당 사건과 국민의당 사건에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 이용호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선관위는 적어도 새누리당 사안은 더 이상 확대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조사 과정에 있지 않았나”라며 ‘여당 봐주기’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렇듯 국민의당 의원들이 ‘조동원 의혹’을 구실로 선관위를 맹비난하자 새누리당 측에서도 맞받아치고 나섰는데, 황영철 의원은 “국민의당이 자당의 억울함을 호소할 수는 있지만 호소 과정에서 새누리당 문제를 꺼내 호도하려 하면 안 된다”며 별개의 사건을 유사성만 들어 연결시키지 말라고 반박했다. 여기에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던 김용휘 선관위 사무총장까지 “외부 제보가 있었던 국민의당 사건과 달리 새누리당 사건은 직원들의 소명의식이 없었다면 세상 밖으로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밤낮없이 일하고 있는데 공정성에 대해 이런 평가를 받는 것에 감정이 격해진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국민의당은 ‘김수민 의혹’이 그간 논란을 일으킨 데 비해 영장기각으로 결론 난 데 따른 여론의 시선을 의식해 당분간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조동원 의혹’과 연계시켜 새누리당에 역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정국의 핵으로 떠오른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국민의당은 그동안의 “안보는 보수”라는 캣치프레이즈와는 달리 명확하게 ‘배치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야권 지지층을 끌어 모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은 물론 야권 맹주 자리를 되찾고자 사드에 대한 더민주의 불분명하고 이중적인 입장까지 약점으로 삼아 적극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하루 전인 12일 저녁 서울 중구 국립 해오름극장에서 연극 ‘햄릿’ 관람차 만나는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를 겨냥해 “그분은 (사드 문제) 찬성하니까 규탄해야지”라고 기자들에게 말한 데 이어 김 대표와 만나선 “형님이 사드하자고 하니까, 사드 관련해서는 형님에게 반대하자고 제안해야지”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또 박 위원장은 사드 배치에 조건부 수용 의사를 표한 김 대표에 비해 더민주 내에선 아직 반대 의견이 상당한 점을 겨냥해 “야권은 이미 분열됐고, 우리 당은 튼튼하다”라며 사드 배치를 놓고 이견차가 생긴 더민주를 한층 더 흔들어놓았다. 아울러 박 위원장은 김 대표와 달리 그동안 사드 배치에 대해 침묵을 지키던 문재인 전 대표도 집중 압박했는데 전날에 이어 13일에도 “유력 대권주자 중 한 사람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입장 표명은 국민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더민주가 조속히 사드 반대·철회의 길로 봉착해 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미 김 비대위 대표 체제로 당이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 위원장이 2선으로 물러나 있는 문 전 대표에 굳이 입장을 표하도록 압박한 것은 사드 찬성 입장을 표하고 있는 김 대표가 당의 실질적 대표가 아니라고 본다는 시각을 드러내 더민주의 계파 갈등을 불붙이는 것은 물론 김 대표의 의견을 당 공식입장으로 보기엔 여전히 더민주 내 사드 반대 기류가 상당히 감지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 뿐 아니라 사드 찬성을 표명한 김 대표와 사드 반대를 외치는 당 주류가 공존하는 모순된 현 상황을 실질적 배후인 문 전 대표의 입장 표명으로 명확히 함으로써 보수-진보 세력 양측 지지층을 모두 흡수하기 위해 사드 배치에 애매하게 대응해 온 더민주의 전략을 무산시키는 취지도 담겨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지지층을 양자택일해야 하는 압박을 받은 문 전 대표가 1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부는 사드 배치 결정을 재검토하고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며 사드 배치 반대의 뜻을 전했는데, 야권의 대선주자로서 당의 고정 지지층인 진보 진영의 입장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문 전 대표는 당내 사드 문제로 이견 차가 나오는 데 대해선 “우리 더불어민주당은 초당파적으로 ‘종합적 위기관리방안’을 마련한 뒤 그 속에서 사드문제에 접근하는 대안제시를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주문했는데, 이런 의사를 반영해 비대위는 이날 즉각 ‘사드대책위’라는 이름으로 당내 이견을 조율하기 위한 별도 기구를 설치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문 전 대표의 ‘사드 반대’ 입장을 접하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단 “환영한다”는 반응을 내놨지만 동시에 “빠른 시일 내에 더민주 당론으로 (사드 배치) 반대를 결정해 60년 정통 정체성과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철학·이념을 이어가길 바란다”며 당론화하라고 몰아붙임으로써 김 대표와 문 전 대표의 충돌을 유도했다. 일찍이 김 대표가 거듭 사드 배치에 대해 비록 조건부지만 수용 의사를 표해왔던 만큼 이를 분명히 인지했을 문 전 대표가 현재 김 대표의 비대위 체제를 흔들고 내홍을 재발시킬 생각이 아니라면 박 위원장이 입장 표명을 강요한다 해도 굳이 김 대표와 배치되는 의견을 내놓지 않았을 텐데 끝내 자신의 지지층을 의식해 반대되는 뜻을 표함으로써 김 대표 체제를 유명무실화하게 만든 것은 물론 명목상 2선 후퇴일 뿐 더민주의 지도부는 김 대표가 아니라 여전히 문 전 대표였다는 점 또한 본의 아니게 이번에 노출시켜버렸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인지 김 대표는 당장 “문재인 전 대표 발언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냐”며 불쾌감을 드러내 벌써부터 내홍이 표면화되는 조짐을 보였는데, 김 대표는 이날 문 전 대표가 사드 배치의 국회 비준 필요성과 한미 주둔군지위협정 개정 검토를 강조한 부분에도 모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렇게 더민주를 분열시킨 국민의당은 멈추지 않고 정부여당 지지층까지 흔들기 시작했는데 국민의당은 이날 손금주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사드 배치 지역으로 새누리당 텃밭인 경북 성주가 선정된 것과 관련,
“성주 배치 결정은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돼 경북지역 주민들의 큰 반발을 초래했다”며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남남갈등을 우려하고 있지만 오히려 정부 자신이 사회분열을 초래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원론적으로 사드 배치는 찬성하면서도 자신의 지역에 배치되는 것엔 반대하는 새누리당 지지층의 모순된 상황을 파고 든 전략인데, 더민주 분열을 획책한 국민의당의 묘수가 새누리당에도 통할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국민들과 전문가들은 “국민의당은 도대체 정치철학과 방향, 가치관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중도’라는 단어로 항상 포장하고 있지만 알맹이가 늘 없다. 언제나 갈지자 행보를 보이며 하는 정치가 무슨 제대로된 정치인가? 그것은 잔머리 꼼수 놀음에 불과하다”며 지적하고 있다.
추적사건25시 취재2부